'보수' 獨메르켈 12년, 진보·보수법안 아울러 1천694건 처리

입력 2017-09-21 2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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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 獨메르켈 12년, 진보·보수법안 아울러 1천694건 처리

사민당과의 대연정시 복지강화…자민당 연정시 친기업적

(베를린=연합뉴스) 이광빈 특파원 = 사흘 앞으로 다가온 독일 총선에서 4연임이 유력한 앙겔라 메르켈 총리의 12년 집권기에 연방의회는 치열한 논쟁을 벌이면서도 보수와 진보 의제를 아우르며 법안 처리에 속도를 내왔다.

호텔 숙박비의 부가가치세 감면 등 친기업적인 성향의 법안들도 처리됐지만, 최저임금제 도입과 원전 폐쇄, 동성 결혼 합법화 등이 이뤄졌다.

21일(현지시간) 일간지 쥐트도이체차이퉁에 따르면, 메르켈 총리의 재임기간 처리된 법안은 1천694건에 달했다.

메르켈 총리는 2005년 총선에서 보수정당인 기독민주·기독사회당 연합의 승리로 총리로 취임한 뒤 같은 해 11월부터 2009년 10월까지 진보색인 사회민주당과의 대연정을 시도하며 진보 정책을 일부 수용했다.




메르켈 총리의 두 번째 임기에선 친(親)기업 보수정당인 자유민주당과 연정을 하면서 보수색이 강화됐다.

그러나 3기 내각에선 다시 사민당과의 대연정이 성사되면서 진보적 의제가 다시 의회에서 힘을 받았다.

첫 대연정이 시작된 후 독일 의회는 상점의 영업종료 시간을 규제하고 연방정부가 교육정책에 간섭하는 것을 중지했다.

구직자들과 종사자들의 종교와 성(性) 등 개인 특징에 따른 차별을 금지하는 법을 제정했다.

같은 해에는 육아휴직 기간을 최대 14개월로 하고 휴직 직전 소득의 67%를 보전해주는 부모수당 제도를 도입하는 등 복지법안이 탄력을 받았다.

2007년에는 대연정 내 논란이 벌어진 끝에 건강보험을 개혁했고, 글로벌 금융위기가 불어닥친 2008년에는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은행 보증을 지원하는 펀드 구성법안을 처리했다.

2009년에는 기존 차량을 폐차하고 새 차를 구입하면 2천500 유로를 보조금으로 지급하는 법안을 통과시키며 경기침체에 대응했다.

기민·기사 연합과 자민당 간 연정 체제 아래선 호텔 숙박에 대한 부가가치세를 7% 감면하는 친기업적인 법안이 통과됐다.

이는 총선 당시 호텔 업주들로부터 후원금을 받은 자민당의 요구를 반영한 것이다.

2011년에는 기존 징병제를 모병제로 전환해 12개월에서 23개월 사이에서 자원자에 한해 군복무를 하도록 했다.

같은 해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의 영향으로 독일 의회는 2022년까지 독일 내 17개의 원전을 완전히 폐쇄하기로 합의했다.

당시 보수 연정은 2022년까지 원전을 모두 폐쇄한다는 이전 정부의 정책을 폐기하고 가동시한을 평균 12년 연장했으나, 지방선거에서 잇따라 패배하자 제자리로 돌아갔다.

2013년 총선 이후 기민·기사 연합과 사민당 간 대연정으로 회귀한 뒤, 연방의회는 이듬해엔 1992년 이후 아이를 낳은 여성이 연금을 더 많이 받을 수 있는 법안을 처리했다.

같은 해 연방의회는 사민당이 누차 주장해온 최저임금제를 통과시켰다. 메르켈 1기 대연정에서 기민·기사 연합의 반대로 도입되지 못하다가 2기 대연정에서 수용된 것이다. 당시 시간당 8.50 유로였던 최저임금은 올해 8.84유로로 증가했다.

2015년에는 100대 기업의 경영진에서 여성 비율을 30%까지 의무화해 양성평등에 한 발짝 더 다가갔다.

메르켈 총리가 2015년 9월 헝가리 국경으로부터 밀려드는 난민을 수용하기로 한 뒤 연방의회는 이듬해 난민 유입 감축을 위해 통제를 강화하는 방향의 난민법안을 처리했다.

녹색당과 좌파당 등 좌파 정당 의원들이 반대표를 던졌고, 사민당 내에서도 상당수가 이탈했다.

연방의회는 올해에도 보수파의 반발 속에서도 동성 결혼을 합법화하는 법안을 처리했다.

사민당과 녹색당, 좌파당은 공조를 하며 법안 처리를 밀어붙였다.

메르켈 총리는 개인적으로 이 법안에 대해 반대한다는 입장을 나타냈지만, 기민·기사 연합의 자유투표 입장을 밝혀 사실상 법안 처리를 묵인했다.

올해에는 또한, 보안당국이 개개인의 전자기기에 악성소프트웨어를 비밀리에 심어둘 수 있도록 허용하는 법안이 진보진영의 반발 속에서 처리됐다.

lkbi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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