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경욱 기자 = 유럽에 살고 있는 무슬림 가운데 40%는 주택을 구하거나 직장을 얻고자 할 때 차별을 당한 적이 있다고 응답한 것으로 조사됐다.
교육이나 건강보험 등 공공부문에서도 이런 차별을 겪었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고용주나 집 주인이 이름이나 옷차림, 피부색 등을 보고 자신들을 차별했다는 것이다.
이런 사실은 유럽연합(EU) 기본권청(FRA)이 프랑스, 독일, 네덜란드, 스페인, 스웨덴, 영국 등 유럽 15개국에서 자신을 무슬림이라고 밝힌 1만500명을 대상으로 최근 5년간 차별을 겪었는지에 대한 설문 조사결과 나타났다고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와 가디언이 21일(현지시간) 전했다.
조사는 2015년 말부터 지난해 초까지 진행됐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가운데 거의 30%는 모욕을 당하기도 했으며 2%는 최근 12개월 사이 육체적인 공격을 받았다고 답했다.
이들 가운데 17%는 종교 때문에 직접적인 차별을 겪었다고 응답했다.
이는 2008년 때 조사 당시보다 7% 포인트 상승한 것이다.
응답 여성 가운데 거의 40%는 머리 스카프나 니캅 차림으로 직장을 구할 때 차별을 겪었다고 답했다.
니캅은 눈 부분만 내놓고 머리를 포함해 온몸을 검은 천으로 감싸는 형태의 여성 복식이다.
무슬림 전통차림이나 종교 관련 의복을 착용한 여성 가운데 30% 이상은 언어 폭력 등 괴롭힘을 당하기도 했다.
차별을 당했다고 답한 응답자 가운데 겨우 12%와 괴롭힘을 당했다는 응답자 중 9% 만이 이런 사실을 어렵사리 주변에 알렸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경찰의 불심검문을 받은 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남성 가운데 47%는 자신이 무슬림 전통 복장을 입었다는 이유로 이런 일을 당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답했다.
이번 조사 결과는 아프리카 출신 등의 유럽 이주로 관련국 사이 긴장이 조성되고 있는 가운데 프랑스와 네덜란드, 독일 등지에서 테러 공격이 이어지고 있고 반(反) 이슬람 정서가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나와 주목된다.
무슬림은 유럽 인구 가운데 4%를 차지하고 있다.
이런 차별에도 불구하고 조사 대상자 가운데 78%는 자신이 거주하고 있는 유럽 국가에 대해 강한 애착심을 갖고 있고 지역사회에 잘 적응하고 있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답했다.
92%는 다른 종교를 믿고 있는 이웃들과 잘 지내고 있다고 답했다.
kyung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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