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베이=연합뉴스) 류정엽 통신원 = 대만 HTC(宏達)의 휴대전화 사업 부문 일부가 구글에 11억 달러(1조2천463억 원)에 매각될 것으로 알려지자 대만 당국이 반색하고 HTC 주가가 반등하는 등 낙관론이 확산하고 있다.
22일 대만 연합보 등에 따르면 선룽진(沈榮津) 경제부장(장관)은 투자심의 절차를 거쳐 내년초 매각절차가 마무리될 것이라면서 "양측의 이번 거래를 존중하며 성공을 낙관한다"고 말했다.
장밍빈(張銘斌) 투자심의위원회 사무처장도 대만 정부가 그동안 구글의 투자를 끌어들이려 했다며 이번 인수와 관련한 심의가 오래 걸리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힘입어 HTC 주가는 수직반등했다. 지난 20일 중대발표를 이유로 거래가 중단됐던 HTC는 이날 거래재개와 동시에 주가가 9.96% 오른 76.2 대만달러(2천900원)에 달했다. 그동안 HTC 주가는 70 대만달러를 넘은 적이 거의 없었다.
1997년 설립된 HTC는 무선이동 단말기(PDA)를 개발해오다 그 경험을 바탕으로 휴대전화 분야에 진출, 노키아 하청업체로 기반을 다진 뒤 대만내 처음으로 자체 스마트폰 브랜드 개발에 성공했다.
대만에선 10여 년간 파트너 관계를 유지해온 구글과 HTC가 이번 계약으로 '윈윈'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구글은 HTC 휴대전화 부문의 엔지니어 2천여 명을 영입하기로 하면서도 관리인력은 배제했다. 지난 2011년 모토로라 인수에 따른 실패를 되풀이 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대만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아울러 HTC는 앞으로 자사 휴대전화 개발을 위한 인력을 남기면서 증강현실(AR)과 가상현실(VR)의 신사업에 집중할 수 있는 자금여력을 확보하게 된다.
대만경제연구원 추스팡 (邱昰芳) 연구원은 "HTC의 휴대전화 사업부 매각은 HTC가 주력하는 VR, AR사업에 단기적으로 큰 기여를 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면서도 "운영비 절감과 손실률 최소화를 모색하면서 매각대금으로 주력 사업 육성에 나서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쑨더밍(孫明德) 경기예측센터 주임도 "오랜 손실을 겪어온 HTC에게 ODM부문의 매각은 가장 좋은 결과"라고 평가했다.
쑨 주임은 다만 매각가액 11억 달러는 그리 많지 않은 금액이라며 지난 2년간 HTC의 휴대전화 판매실적이 좋았다면 브랜드 가치의 상승으로 가액이 더 높아질 수 있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쑨 주임은 이어 구글이 당분간 자사 휴대전화의 제조를 대만에서 계속해나갈 가능성이 크다고 예측했다. HTC의 연구개발 인력과 함께 우수한 부품 조달환경이 구글을 계속 대만에 머물게 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장루이슝(張瑞雄) 타이베이상업대 총장은 "구글은 11억 달러라는 적은 금액으로 하드웨어 역량을 확보함으로써 가치를 키웠고 HTC로선 생존을 위한 선택이었다"면서 "대만IT 분야의 대형회사가 규모가 줄어든 건 안타까운 일"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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