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액 4.7일분 '관심' 단계…외국인 헌혈참여·헌혈의집 연휴 운영 등 캠페인 강화
(전국종합=연합뉴스) 역대 최장 추석 연휴로 헌혈자가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전국 혈액원들이 혈액수급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23일 대한적십자사 혈액관리본부와 각 지역 혈액원에 따르면 전국 혈액원 15곳의 적혈구제제 평균 보유량(21일 0시 기준)은 4.7일분으로 '관심' 단계다.
혈액수급위기단계는 하루 평균 소요 혈액량을 기준으로 관심(5일 미만), 주의(3일 미만), 경계(2일 미만), 심각(1일 미만) 등 4단계로 나뉜다.
혈액관리본부는 '헌혈 비수기'인 매년 1∼3월, 9∼10월 헌혈자 모집 프로그램 '나눔히어로즈'를 펼치고, 정기적으로 헌혈하는 지원자를 모집하는 등록헌혈자 프로그램 'ABO 프랜즈(Friends)'도 진행해 왔다.
그러나 다른 해에 비해 추석 연휴 기간이 대폭 늘어나면서 많은 이들이 해외여행을 가거나 타 지역으로 여행을 떠나면서 헌혈자 모집에 '악재'가 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자 헌혈 캠페인을 강화하고 있는 것.
현재 전국 지방자치단체 중 헌혈이 제일 시급한 지역은 인천이다.
인천혈액원의 적혈구제제 보유량은 3.6일분으로 전국에서 가장 낮은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A형은 1.8일분에 그쳐 '경계' 수준까지 떨어졌다. O형은 2.4일분으로 '주의' 수준이다. 나머지 B형과 AB형은 각각 5.1일, 6.6일분으로 비교적 수급이 안정된 상태다.
혈액 재고는 전국 단위로 모니터링되며 여유분이 타 지역으로 이동, 부족한 지역에 공급되기 때문에 특정 지역의 혈액 부족 상황이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는 게 혈액 당국의 설명이다.
인천혈액원은 그러나 추석 연휴를 앞두고 진행한 단체 헌혈 모집 성과가 시원치 않자 긴장하는 분위기다.
인천혈액원 관계자는 "유독 O형과 A형이 부족한 것은 연휴를 앞두고 병원 수술 등이 몰려 수요가 많아진 탓"이라며 "혈액 재고보다 걱정되는 것은 헌혈에 참여하려는 단체가 별로 없다는 점"이라고 우려했다.
이에 따라 인천혈액원은 연휴 시작을 일주일가량 앞둔 이날 인천·부천지역 헌혈의 집 5곳에서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집중 헌혈 캠페인을 진행했다. 헌혈자를 대상으로 영화관람권, 식사권, 여행용 물품 등을 평소보다 2배로 증정키로 하는 등 만반의 준비를기했다.
상황이 비교적 나은 타지역 혈액원들도 역대 최장 추석 연휴를 앞두고 헌혈 캠페인에 열을 올리는 모습이다.
경기혈액원은 이날 군포시 산본역 로데오거리 분수광장에서 '헌혈문화 페스티벌'을 열고 시민을 상대로 헌혈을 독려했다.
인디밴드 '분리수거(BLSG)' 등 공연과 헌혈 토크 콘서트 등 문화를 통해 헌혈참여를 유도했다.
대전혈액원은 대전과학기술대학교 학생들과 함께 '헌혈하고 추석 명절 쉽시다!'라는 주제로 캠페인을 진행, 학교 내부에 '헌혈하고 추석 명절 쉬자'는 플래카드를 걸고 피케팅을 하는 등 지역 내 학교를 상대로 적극적인 홍보활동을 펼치고 있다.
또 혈액원 직원들은 물론 지인들 헌혈을 독려하는 '릴레이 헌혈 캠페인'도 병행한다.
혈액관리본부 관계자는 "올해 추석 연휴는 다른 해보다 기간이 길어 전국적으로 헌혈자가 감소할 것으로 예상, 외국인 헌혈참여 프로그램 등 이색행사를 열며 헌혈 캠페인을 강화하고 있다"며 "연휴 기간 전국 헌혈의 집도 절반가량 운영하며 최대한 헌혈자를 모집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한편 혈액관리본부에 따르면 서울 서·동·남부, 부산, 경기, 강원, 대구, 인천 등 8개 지역 혈액원은 3.6∼4.8일분의 적혈구제재를 보유해 '관심' 단계다.
나머지 충북, 대전·세종·충남, 전북, 광주, 경남, 제주, 울산 등 7개 지역 혈액원은 5.2∼8.6일분을 보유해 비교적 혈액수급이 안정된 것으로 파악됐다.
(윤태현 류수현 김소연 김재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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