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획량 감소, 원물가 상승, 청탁금지법 '삼중고'
(영광=연합뉴스) 장덕종 기자 = "추석 명절인데 선물용 굴비를 찾는 사람은 찾아볼 수가 없어요. 선물을 받는 사람이 없는데 누가 사가겠습니까."
'굴비골' 전남 영광 법성포에서 10년째 굴비를 팔고 있는 한 업체 대표는 추석 명절을 앞두고 24일 명절 특수는 고사하고 벼랑 끝으로 몰리고 있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명절마다 판매용 굴비와 포장 박스가 넘쳐났지만 이제 그런 모습은 옛 추억이 됐다.
선물용 주문·판매는 뚝 끊겼고 그나마 찾는 이들은 오랜 단골 뿐이라는 게 업체 설명이다.
법성포를 찾는 사람들도 굴비 정식이나 백반을 먹기만 할 뿐 사는 사람은 거의 없는 형편이다.
단골이 있는 대형 업체는 명절 매출이 20∼30% 떨어졌지만 소규모 업체는 절반 이상 매출이 급감했다.
법성포에서 영업하는 굴비 업체는 2014년 496개에서 올해 465개까지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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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광 최대 특산품 영광굴비가 위기에 봉착했다.
굴비 재료인 참조기 어획량 감소로 인한 원물가 상승으로 수년째 위기가 커지는 상황에서 1년 전 청탁금지법 시행은 직격탄이 됐다.
영광군에 따르면 참조기 어획량은 2011년 5만9천t에 달했으나 지난해 1만9천t까지 떨어졌다.
참조기 물량이 적어 단가는 50% 이상 올랐다.
청탁금지법 시행으로 굴비 20마리가 들어있는 주력 상품인 5만∼10만원 짜리 선물세트는 찾는 사람이 거의 없는 형편이다.
선물세트 가격을 5만원 이하로 낮추려고 해도 원물가 상승으로 그마저도 불가능하다.
4천억원대 굴비 산업은 지난해 2천억원으로 반 토막이 났다.
지난해 설 명절 1천200억원이던 매출액은 올해 설 명절에는 780억원으로 35% 감소했다.
영광군은 참조기·부세 양식, 굴비 가공시설 재건축, 할랄(이슬람교도가 먹고 사용하는 제품) 시장 수출 등 굴비 살리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영광군 관계자는 "청탁금지법 시행으로 고가 선물이라는 인식을 극복하기에는 역부족"이라면서 "청탁금지법에서 농수축산물을 제외하는 법 개정이 필요하고 어획량 감소를 극복할 참조기 양식을 서둘러야 한다"고 밝혔다.
cbebo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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