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변인 "주최측 발표보다 많은 지역서 훈련, 참가 병력도 수만명 수준"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러시아와 벨라루스의 연합군사훈련 규모 축소 시도가 실제 훈련을 통해 확인됐다고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가 22일 주장했다.
오아나 룽게스쿠 나토 대변인은 이날 독일 일간 '쥐트도이체 차이퉁'과의 인터뷰에서 "전면적 평가를 위해선 몇 주가 걸리겠지만 (러-벨라루스) 훈련 규모와 범위가 애초 (주최 측) 발표보다 훨씬 컸다는 것은 벌써 명확해졌다"고 말했다.
그는 "훈련이 (주최 측이 발표한 대로) 벨라루스 영토와 (러시아의) 칼리닌그라드, 레닌그라드주, 발트해 등에서만 이루어진 것이 아니다"면서 "북극해와 극동, 우크라이나 국경과 가까운 흑해, (러시아 남부) 압하지야 등에서도 상당한 규모의 훈련이 진행됐다"고 강조했다.
룽게스쿠는 훈련 참가 병력 규모도 러시아와 벨라루스 측이 밝힌 1만2천700명보다 훨씬 많은 수만 명 수준이라고 추정했다.
러시아와 벨라루스는 지난 14일부터 20일까지 일주일 동안 연합 군사훈련 '자파드 2017'(서부 2017)을 실시했다.
자파드는 러-벨라루스 양국이 4년마다 실시하는 정례 훈련이다.
양국은 이번 훈련에 1만2천700명의 병력과 70여 대의 전투기 및 헬기, 250대의 탱크를 포함한 680대의 장갑차, 200문의 대포 및 다연장 로켓포 등이 동원됐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서방은 훈련 전부터 올해 러시아 측 참가 병력 규모가 냉전 시대 이후 최고치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고 일각에선 10만 명이 훈련에 참가할 것이란 관측도 내놓았다.
나토는 러시아가 이번 훈련을 벨라루스에 군대와 무기들을 주둔시키는 기회로 사용할 수 있다는 우려를 표명했고, 러시아와 갈등 관계에 있는 폴란드, 우크라이나, 발트3국(에스토니아·라트비아·리투아니아) 등은 이번 훈련이 러시아의 이웃 국가 침공 예행연습이라고 비난하기도 했다.
러시아와 벨라루스는 그러나 훈련이 전적으로 방어적인 것으로 제3국을 겨냥한 것이 아니며 테러 위협과 같은 새로운 도전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고 항변했다.
cjyo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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