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시론] 북한, 대북제재 강화 국제사회 의지 직시해야

입력 2017-09-22 18:55  

[연합시론] 북한, 대북제재 강화 국제사회 의지 직시해야

(서울=연합뉴스) 한국, 미국, 일본 등 3국 정상이 21일(현지시간) 북한이 견디지 못하고 스스로 대화의 장에 나오도록 북한에 대한 제재와 압박을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려야 한다는데 의견을 같이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이날 뉴욕 팰리스 호텔에서 열린 3자 회동에서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이 동북아는 물론 국제사회의 평화와 안전을 위협하는 것을 절대 용납할 수 없다는 인식을 공유하고 이같이 의견을 모았다고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전했다. 3국 정상이 한자리에 모인 것은 지난 7월 독일 함부르크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때 이후 두 달여만이다. 그 사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미사일 시험발사와 6차 핵실험 등 북한의 도발이 있을 때마다 정상 간 개별 전화통화가 있었으나 직접 만나 의견을 나누고 대북 제재·압박 의지를 재확인함으로써 3국 공조를 다지는 데 도움이 됐을 것으로 보인다. 북한의 도발 수위가 높아질수록 3국 공조는 한층 더 강화되고 긴밀해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3국 정상회담 모두 발언을 통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와는 별도로 미국의 독자제재를 담은 새로운 행정명령에 서명했다고 발표했다. 북한과 거래하는 제3국 금융기관의 미국 금융시스템 접근 차단, 건설·에너지·금융·어업·IT 등 분야의 기관과 개인으로 제재 대상 확대, 북한기항 선박의 180일간 미국 입항 금지 등이 골자다. 올들어 발표된 미국의 5번째 독자제재로 '세컨더리 보이콧(제3자 제재)'에 가까운 가장 강력한 내용을 담고 있다고 하겠다.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은 이를 설명하면서 "외국 금융기관은 미국과 거래할지, 북한과 거래할지를 선택할 수 있겠지만 둘 다는 안 된다"고 했다. 미국 금융기관과 거래를 하려면 북한과의 거래를 끊으라는 뜻이다. 북한 교역의 90%를 차지하면서도 대북제재에 주저해온 중국도 중앙은행인 런민은행이 나서 북한과 신규거래에 나서지 말도록 민간은행에 통보했으며, 북한과의 밀무역을 인정하지 않던 입장을 바꿔 단속 강화를 공언하기도 했다. 미국의 대중압박이 효과를 낸 것으로 봐도 될 듯하다. 일본은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 이행에 더해 일찌감치 독자적인 제재를 가동 중이며, 유럽연합(EU)도 독자제재안을 마련해 회원국들에 회람 중이어서 조만간 승인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멕시코와 쿠웨이트, 스페인 등이 자국주재 북한대사를 추방한 데다 유사한 조치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돼 경제는 물론 외교적으로도 북한의 고립이 가속하고 있다.



하지만 북한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오히려 도발 수위를 높이며 벼랑 끝으로 몰아가고 있다.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북한 완전 파괴' 유엔총회 연설에 맞대응해 "사상 초유의 초강경 대응조치를 취하겠다"는 성명을 내놓았다. 김 위원장은 "트럼프가 세계의 면전에서 나와 국가의 존재 자체를 부정하고 모욕하며 우리 공화국을 없애겠다는 역대 가장 포악한 선전포고를 했다"며 행동으로 보여주는 것이 최선이라고 주장했다. 김 위원장 명의로 성명을 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한다. 북한 주민에게 공개적으로 밝힌 만큼 자신의 체면을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조만간 도발할 것으로 보는 게 옳을 것이다. 유엔총회 참석차 미국을 방문한 리용호 북한 외무상은 "아마 역대급 수소탄 시험을 태평양 상에서 하는 것으로 되지 않겠는가"라고 했다. 북한의 도발은 국제사회의 더 많은 제재와 압박을 불러올 수밖에 없다. 핵·미사일 도발을 멈추지 않는 북한에 대해 최고 수준의 제재와 압박을 가하겠다는 것은 한미일을 넘어 국제사회 전체의 뜻이라고 하겠다. 북한은 이제라도 국제사회의 단호한 의지를 제대로 읽고 더는 도발을 않고 대화의 장으로 나올 것을 촉구한다. 그것만이 고립에서 벗어나 공존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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