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까지 건건이 협조받을 거냐"…일각서 통합 필요성 제기
"추동력 약해져 국감 이후 원래 관계로 회귀할 가능성" 시각도
(서울=연합뉴스) 강병철 기자 = 집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국민의당과의 협치 제도화 방안을 놓고 고심하고 있다.
김명수 대법원장 국회 인준과정에서 '캐스팅보트'를 쥔 국민의당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절감한 만큼 향후의 원활한 정국 운영을 위해 협력 내지 공조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다.
현재 당내에선 40석을 보유한 국민의당의 협조 없이는 언제든 '제2의 김이수 부결사태'가 재발할 수 있다는 인식 속에 국민의당과 함께 할 수 있는 협치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는 의견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아직 구체적으로 확정된 것은 없지만, 아이디어 차원에서 여러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먼저 여야 정당 전체를 대상으로 하는 '여야정 협의체'와는 별개로 국민의당과별도의 '2+2 협의체'나 '3+3 협의체'를 구성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이는 당 대표 및 원내대표(2+2), 그리고 여기에다 정책위의장(3+3)까지 포함하는 협의체를 만들고, 이 기구를 통해 상시로 인사·입법·예산 문제 등을 협의하자는 구상이다.
당 핵심관계자는 24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김이수 방식이 아닌 김명수 방식의 협치를 위해 국민의당을 파트너로 대우하면서 높은 수위의 연대를 만들어야 한다"면서 "2+2나 2+3 협의체와 같은 창의적 방식으로 양당 간 대화의 폭과 깊이를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 민주당은 김명수 인준안 처리를 앞둔 지난 17일 국민의당에 2+2 회동을 제안한 바 있다. 물론 당시에는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국회 인사 표결 문제는 원내 사안이라는 이유라는 원론적 입장만 밝혀 성사되지는 않았다.
또 민주당에서는 국민의당과의 정책연합 필요성도 제기하고 있다.
박완주 수석대변인은 지난 18일 고위전략회의에서 "앞으로 21대 국회까지는 여소야대(與小野大)란 현실을 분명히 인식해야 한다"면서 "이렇게 건건이 국민의당 등에 협조를 요청하면서 매번 표결할 수는 없다. 실질적으로 정책에서부터 정치연합이나 연정을 해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당에 사법개혁 논의 공조를 제안한 바 있는 우원식 원내대표도 지난 22일 "이제부터 공통공약 중심의 민생현안과 국회를 발전시키고, 정치개혁을 모색할 다양한 형태의 정책 협치, 정치 협치의 과제를 함께 모색해 가자"고 제안한 바 있다.
만약 민주당과 국민의당 간의 공조 체제가 만들어질 경우 민주당과 청와대, 국민의당 간에 이미 한 차례 원론적 차원의 의견 교환이 있었던 개헌이나 선거구제 개편 문제도 이 틀에서 다뤄질 수 있다.
당 일각에서는 정책연합에서 더 나아가 아예 '제한적 연정' 필요성도 제기한다.
이는 국민의당에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추천권을 주는 등의 방식을 통해 국민의당을 확실히 같은 편으로 끌어들일 필요가 있다는 논리에 따른 것이다.
여소야대(與小野大) 의회지형의 한계를 근본적으로 넘어서려면 차제에 국민의당과 통합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다만 여당 입장에서는 김 대법원장 인준으로 '급한 불'은 끈 만큼 양당 협력시스템 구축의 필요성이나 동력이 당장은 크지 않다는 시각도 소수이긴 하지만 엄존한다.
이런 인식은 김 대법원장 인준과정에서 형성된 양당의 일시적 제휴 관계가 추석 연휴와 국정감사 등을 거치면서 다시 원래의 여야 관계로 복귀할 것이라는 분석에 터 잡고 있다.
한 중진 의원은 "만약 김명수 인준안이 부결됐으면 국민의당과의 통합 논의가 크게 제기되면서 정계개편 흐름이 나올 수도 있었을 것"이라면서 "그러나 인준안이 처리됐고 당장 급한 사안도 없어서 국민의당과의 협치에 대한 추동력도 많이 떨어질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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