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협회 보고서…611개 수출업체 조사
(서울=연합뉴스) 김영현 기자 = 국내 무역업계가 4차 산업혁명 준비에 매우 소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80% 이상이 4차 산업혁명으로 경영환경에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으나 대응에 들어간 기업은 응답자의 5%에 불과했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이 연간 수출실적 50만 달러 이상인 611개사를 대상으로 실시 한 '무역업계의 4차 산업혁명 대응현황 조사'에 따르면,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해 제품개발과 마케팅 등 경영환경이 영향을 받고 있거나 받을 것이라고 답한 비율은 83.3%에 달했다.
이중 '이미 영향을 받고 있거나 2년 이내에 받을 것'이라는 응답은 38.4%에 달했다. 44.8%는 3년 이후에 영향권에 들 것이라고 답했다.
특히 휴대폰, 선박, 가전, 반도체 등은 60% 이상의 업체가 자사의 경영환경이 이미 4차 산업혁명의 영향을 받고 있거나 2년 이내에 영향권에 들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무역업계는 4차 산업혁명이 몰고 올 변화의 물결에는 제대로 대응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 업체 중 '시급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인식하는 기업(응답자의 38.5%) 중에서 '이미 대응 중'이라고 응답한 업체의 비율은 5.1%(전체 응답 업체 기준)에 불과했다. '1~2년 이내에 대응하기 위해 준비 중'이라고 응답한 비율도 11.6%로 높지 않았다.
한편, 무역업계가 가장 주목하는 4차 산업혁명 기술은 빅데이터(33.9%)로 조사됐다. 인공지능(22.6%)과 지능형 로봇(19.8%) 기술이 뒤를 이었다.
무역업계는 4차 산업혁명에 대응해 '신제품 출시 및 신비즈니스 모델 개발'(25.0%), '빅데이터를 활용한 마케팅 전략 도입'(20.1%)을 가장 많이 추진(또는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신기술 R&D 투자'(12.1%)와 '전문인력 확보'(7.0%) 등 중장기적인 과제에는 관심이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김건우 무역협회 동향분석실 연구원은 "4차 산업혁명 대응을 위해 무역업계가 우선적으로 필요로 하는 정책은 '정보 제공 및 직원 교육 기회 마련', 'R&D 자금 및 세제지원' 등으로 나타났다"면서 "기업 스스로도 단기적으로는 정보 모니터링과 인재 육성에 나서면서 중장기적으로는 기술개발과 인수합병 등 전략적 대응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cool@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