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총리, 군사적 대응 거론…터키·이라크 군총수 회담
KRG 대표단, 바그다드 중앙정부 방문
(이스탄불·테헤란=연합뉴스) 하채림 강훈상 특파원 = 이라크 쿠르드자치정부(KRG)가 국제사회의 반대를 무릅쓰고 25일 분 리·독립 투표를 강행하려 하자 직접 당사자인 이라크 중앙정부와 터키가 대응방안 마련에 분주하다.
KRG의 분리독립 투표를 이틀 앞둔 23일 훌루시 아카르 터키군 총사령관이 앙카라에서 알가니미 이라크 육군참모총장과 만났다고 터키 관영 아나돌루통신이 보도했다.
아카르 사령관과 가니미 사령관은 25일로 예정된 KRG 분리독립투표와 대(對)테러전을 논의할 것으로 전해졌다.
터키군은 또 이라크 인접 국경지역 군사훈련 수위를 높인다고 발표했다.
앞서 18일 터키군은 남동부 시으르나크주(州) 실로피 근처에서 군사훈련을 시작했다. 실로피는 남동쪽으로 이라크와, 남서쪽으로 시리아와 국경을 맞대고 있다.
또 이날 터키의회는 특별회의를 소집해 이라크·시리아 파병 연장동의안을 가결했다. 터키의회는 2013년 처음 파병안에 동의한 후 매년 이를 연장했다
앞서 경제 제재를 언급한 비날리 이을드름 총리는 이날 군사 옵션까지 거론하며 KRG를 압박했다.
이을드름 총리는 "이라크와 이란, 다른 이웃 국가와 긴밀한 공조 하에 대처할 것"이라면서 "대책은 외교적, 정치적, 경제적, 안보적 차원을 모두 포함한다"고 말했다.
'안보 차원'에 이라크 군사작전이 포함될 수 있는지에 관해 이을드름 총리는 "당연하다"면서도 "안보, 경제, 정치 옵션 적용은 시기를 조절해야 하는 문제로 상황 전개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브라힘 칼른 터키 대통령실 대변인은 이날 소셜미디어 계정에 "KRG가 독립투표를 취소하지 않으면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면서 "KRG는 역내에 새로운 위기를 촉발할 심각한 과오를 즉각 바로잡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KRG도 국제사회의 압박을 의식해 23일 바그다드에 대표단을 보내 막판 담판을 모색했다.
마수드 바르자니 KRG 수반의 보좌역인 헤민 하우라미는 자신의 트위터에 "KRG 대표단이 바그다드를 방문해 우리의 메시지를 전달할 것이다. 우리는 25일 이후에도 바그다드 중앙정부와 기꺼이 대화하겠다"는 글을 올렸다.
KRG는 일단 예정된 투표를 마친 뒤 중앙정부와 논란이 되는 이라크 북부의 자치지역 경계, 자치권한 확대 등 독립 주권국가를 수립하는 평화적 정치 절차를 논의할 방침이다.
중앙정부가 이런 정치 절차를 논의하는 구체적인 일정을 제시해야 투표를 연기하겠다는 게 KRG의 주장이다.
투표 연기 또는 취소 가능성과 관련, 바르자니 수반은 이날 아르빌에서 이라크주재 프랑스 대사를 만나 "이제와 투표 연기를 논의하기엔 너무 늦었다"며 "투표는 예고한 날짜에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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