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은 '트럼프 공격'유엔연설, 美는 '무력시위'…첨예한 북미대치

입력 2017-09-24 06:49   수정 2017-09-24 16:15

北은 '트럼프 공격'유엔연설, 美는 '무력시위'…첨예한 북미대치



(워싱턴=연합뉴스) 송수경 특파원 = 리용호 북한 외무상의 유엔총회 기조연설이 있기 몇 시간 전 미국 측이 북한 동해 상의 국제공역에서 전략폭격기 비행을 실시하는 등 23일(현지시간) 미국과 북한이 첨예하게 대치했다.

미국이 무력시위를 펼치며 강력한 경고를 보낸 당일 북한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을 향해 거친 비난을 쏟아내며 '가차없는 선제행동'을 언급하는 등 양측간 충돌이 빚어진 것이다.

미 국방부는 이날 오후 B-1B 랜서가 F-15 전투기들의 호위를 받으며 북한 동해의 국제공역을 비행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다나 화이트 국방부 대변인은 "21세기 들어 북한 해상으로 날아간 미군의 전투기와 폭격기를 통틀어 이번이 휴전선(DMZ) 최북쪽으로의 비행"이라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어떤 위협도 무찌를 수 있는 많은 군사적 옵션들을 갖고 있다는 미국의 결의와 명확한 메시지를 보여주기 위한 것으로, 우리는 미 본토와 우리의 동맹국을 방어하기 위한 모든 군사적 능력을 사용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공교롭게 이날 오전에는 북한 핵실험장에서 불과 20여㎞ 떨어진 지점에서 지진이 발생, 한때 추가 핵실험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나오기도 했다.

국방부 발표가 있은 지 한시간여만인 오후 3시30분께 리 외무상은 유엔총회 연단에 올라 "미국과 그 추종세력이 우리 공화국 지도부에 대한 참수나 우리 공화국에 대한 군사적 공격 기미를 보일 때는 가차 없는 선제행동으로 예방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군사적 위협'을 가했다.

지난 19일 '완전한 파괴'를 언급한 트럼프 대통령의 유엔총회 연설에 '개짖는 소리'라고 맹비난했던 그는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을 '로켓맨'으로 부른 것을 겨냥, "전체 미국땅이 우리 로켓의 방문을 더더욱 피할 수 없게 만드는 만회할 수 없는 과오를 저질렀다"고 했다.

나아가 '책임질 수 없는 정도의 후과'를 언급하면서 '과대망상이 겹친 정신이상자', '최고통사령관', '거짓말의 왕초', '악통령'(악의 대통령), '투전꾼' 등 원색적으로 성토했다.

북한의 6차 핵실험과 잇단 미사일 도박, 김 위원장의 추가 도발 예고, 그리고 이 과정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 간에 격하게 오간 '말폭탄 전쟁'에 이어 이날 양측이 또다시 충돌하는 등 치킨 게임식 힘겨루기 양상이 거듭되고 있다.









hankso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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