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군 최고사령관 "로힝야족이 이슬람 사원 테러" 주장

입력 2017-09-24 1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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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군 최고사령관 "로힝야족이 이슬람 사원 테러" 주장

전문가들 "가능성 작다"…텅 빈 로힝야족 마을 잇따라 불타



(자카르타=연합뉴스) 황철환 특파원 = 이슬람계 소수민족인 로힝야족 인종청소 의혹에 휘말린 미얀마군이 최근 발생한 이슬람 사원 폭탄 공격 사건의 배후로 로힝야족 반군을 지목해 눈길을 끈다.

24일 AFP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민 아웅 흘라잉 미얀마군 최고 사령관은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 로힝야족 반군이 지난 21일 라카인 주 북부 부디다웅 지역의 이슬람 사원을 공격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무슬림인) 마을 주민들이 집을 떠나길 원치 않자 테러범들은 공포를 일으키려고 예배시간에 맞춰 폭발물을 터뜨렸다"면서 "이는 아라칸 로힝야 구원군(ARSA)의 소행"이라고 말했다.

사용된 폭발물은 '사제 지뢰'에 가까운 형태였으며, 이슬람 사원과 신학교 사이에서 폭발했다. 다만 이로 인한 사상자는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주장은 악화일로로 치닫는 로힝야족 난민사태의 책임을 로힝야족 반군에 떠넘기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하지만 정부군과 반군의 충돌로 유혈사태가 벌어진 라카인 주 북부 지역은 출입이 통제돼 있기에 이런 주장의 진위는 현재로썬 확인이 어려운 실정이다.


오히려 전문가들 사이에선 정부군과 불교도 민병대 등이 라카인 주에 남아 있는 로힝야족을 마저 쫓아낼 목적으로 폭탄을 터뜨렸거나 사건을 조작했을 것이란 의혹까지 제기됐다.

로힝야족이 다수 거주하는 라카인 주에서는 지난달 25일 대(對) 미얀마 항전을 선포한 ARSA가 경찰초소 30여곳을 급습하면서 심각한 유혈사태가 벌어졌다.

미얀마군은 대대적인 소탕작전으로 응수했고, 이후 현재까지 43만명에 달하는 로힝야족 난민이 국경을 넘어 방글라데시로 대피했다.

미얀마 정부는 라카인 주 북부의 로힝야족 마을 중 거의 40%가 완전히 버려졌다고 전했다.

국제기구와 인권단체들은 고향에 남은 로힝야족 주민들도 마을을 비우라는 위협을 받고 있으며, 곳곳에서 방화가 자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유엔인도주의업무조정국(UNOCHA)은 "현지인들의 거듭된 위협 탓에 로힝야족 상당수가 공포에 사로잡혀 유엔 등이 추가적 보호조치를 취할 것을 원하고 있다"고 전했다.


국제앰네스티(AI)는 부디다웅 지역의 한 로힝야족 마을이 불타는 비디오 영상과 전후의 위성사진을 공개하며, 지난 21일 오후 미얀마 국경경비대와 불교도들이 몰려와 불을 질렀다는 현지 소식통의 진술을 소개하기도 했다.

티라나 하산 AI 위기대응국장은 "로힝야족의 집과 마을이 불타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면서 "당국은 단순히 로힝야족을 집에서 몰아내는데 만족하지 못하고 이들이 돌아올 집이 없도록 하는데 몰두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비판했다.

미얀마군은 방글라데시로 대피한 로힝야족 난민의 귀환을 막기 위해 국경지대에 지뢰를 매설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미나크시 간굴리 휴먼라이츠워치(HRW) 남아시아 지부장은 "로힝야족 난민들은 이미 충분히 위험한 처지에 놓여 있다"면서 "미얀마군은 국제법상 금지된 무기인 대인지뢰의 사용을 중단할 필요가 있다"고 촉구했다.

hwangch@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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