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에서 열린 동호인역도대회…역도, 생활 스포츠 도약 기회
(평택=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한국 역도 대표팀을 이끈 윤석천(50) 감독이 깜짝 놀랐다.
"저 무게는 나도 못 드는데…."
하지만 플랫폼 위에 '일반인'은 145㎏을 가뿐하게 들었다.
주한미군인 카를로스 알바라데제(29)는 24일 경기도 평택시 평택 전국장애인체육진흥회 평택체육관에서 열린 2017 경기도의장배동호인역도대회 남자 85㎏급 경기에서 인상 121㎏, 용상 145㎏, 합계 267㎏을 들어 우승했다.
엘리트 역도인도 놀랄 만큼 뛰어난 경기력을 선보인 알바라데제는 "평소에 용상 160㎏도 드는데, 오늘은 실패했다"고 아쉬워했다.
많은 이들이 역도를 '위험하고 재미없는 운동'으로 여긴다.
하지만 역도에 빠진 동호인들의 생각은 다르다.
알바라데제는 "독일에서 복무하던 2013년 크로스핏을 시작하면서 역도를 배웠다. 그 후 삶이 달라졌다. 술을 끊었고, 몸이 건강해졌다"며 "1㎏씩 무게를 늘려가는 재미는 엄청나다. 그 재미에 빠지면 헤어나올 수 없다. 그리고 역도는 자신이 무게를 정할 수 있어 매우 안전하다"고 '생활 속의 역도'를 홍보했다.
그는 "미국에서도 역도는 비인기 종목이었다. 그런데 크로스핏이 유행하면서 역도 인기도 크게 올랐다"며 "미국에서는 동호인 역도대회가 자주 열린다"고 덧붙였다.
'건강'이 화두로 떠오르면서 웨이트 트레이닝, 크로스핏 등의 인기도 높아졌다. 크로스핏은 역도의 응용 동작이 주를 이룬다.
윤석천 감독은 "다른 엘리트 종목 선수들도 역도 훈련으로 큰 효과를 본다. 일반인들에게도 역도는 건강을 지키는 데 상당한 도움이 된다"며 "동호인들의 경기력이 상당해서 놀랐다"고 했다.
전상석 경기도 역도연맹 사무국장은 "생활 체육으로서의 역도 인기가 상승하면 엘리트 저변도 늘어난다. 이런 선순환 효과를 기대한다"며 "다음에는 엘리트 학생 선수들과 성인 동호회 회원들이 함께 참가하는 대회도 생겼으면 한다"고 바랐다.
이번 동호인 대회는 대한역도연맹이 '인준'했다. 일반인들이지만, 실적증명서도 발급한다. 일반인들에게는 귀한 기념품이다.
베이징올림픽 은메달, 리우올림픽 동메달을 딴 '역도 스타' 윤진희는 23일 경기장을 찾아 사인회를 여는 등 '역도의 생활화'를 위해 힘썼다.
jiks79@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