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전략폭격기 대북 무력시위 비행엔 "굳건한 한미동맹" 평가
국민의당 "유엔총회 강대강 대치…우발적 도발·무력충돌 우려"
보수야당 "문재인 정부 北위협 제대로 대처 못 해 우려감"
(서울=연합뉴스) 정윤섭 김남권 배영경 설승은 기자 = 여당과 보수야당은 24일 북한 리용호 외무상의 유엔 총회 연설이 전 세계를 향한 협박과 '적반하장'식 생트집을 잘 보여줬다며 한목소리로 비난했다.
이들은 또 미국의 전략 폭격기가 대북 무력시위를 한 것을 두고선 굳건한 한미동맹의 상징이라며 긍정적인 평가를 했다.
야당은 다만 북한의 위협에 문재인 정부가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다면서 안보정책에 우려감을 표시하기도 했다.
더불어민주당은 리 외무상의 연설이 평화를 위협하고 국제사회를 협박했다고 비판했다.
민주당 백혜련 대변인은 이날 서면 논평에서 "국제사회를 상대로 대놓고 협박하겠다는 것으로, 변화 없는 북한의 태도는 국제사회로부터 외면과 고립만 자초할 것"이라며 "원색적인 막말과 비방만 늘어놓으며 평화를 위협하는 연설에 대해 북한은 국제사회에 사과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백 대변인은 "북한은 핵 개발의 당위성을 역설하려 했지만, 국제사회는 북한의 주장을 명분 없는 궤변으로 판단해 어떠한 동조도 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리 외무상은 2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유엔 총회 일반토의 기조연설에서 '미국 등이 참수작전이나 군사적 공격을 할 기미가 보이면 선제행동으로 예방조치를 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향해 '상식과 정서가 온전치 못한' 사람이라는 비난도 했다.
자유한국당, 바른정당 등 보수야당도 협박과 억지를 부렸다며 리 외무상의 연설을 평가절하했다.
한국당 강효상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한반도뿐만 아니라 전 세계를 향한 협박"이라며 "이러한 도발은 북한 공산정권의 완전파괴만 부를 뿐"이라고 경고했다.
바른정당의 전지명 대변인은 논평에서 "핵무기 보유의 정당성을 주장한다는 것은 억지와 생트집에 불과한 적반하장의 극치"라고 비판했다.
국민의당은 '유엔 총회가 강 대 강 대치의 장으로 변했다'는 것에 방점을 찍으며 다른 정당들과는 온도 차를 보인 논평을 내놨다.
국민의당 손금주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북한과 미국의 극단적 단어들을 동원한 경고와 위협이 점점 도를 넘어서고 있다"며 "설전이 우발적인 도발과 물리적 충돌로 이어지는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미국의 전략 폭격기 B-1B 랜서가 북한 동해 국제공역 비행으로 무력시위를 한 것과 관련해선 여당과 보수야당이 한미동맹의 굳건함을 보여준 행위라고 평가했다.
민주당의 백 대변인은 "한미 양국은 굳건한 동맹 아래 북한의 도발에 단호한 대처를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국당의 강 대변인은 "한미 간 긴밀한 군사 공조와 굳건한 한미동맹의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고 강조했다.
바른정당 이종철 대변인은 구두논평에서 "미국이 상황을 얼마나 심각하게 받아들이는지, 한국 보호에 대한 미국의 분명한 결의와 의지 등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반면 국민의당의 손 수석대변인은 "(미 폭격기의 무력시위 등으로) 한반도 안보가 블랙홀로 빠져들고 있다. 이러다 우리 정부가 대북문제에 있어 관람객으로 전락하는 것 아닌지 우려된다"며 결이 다른 입장을 내놨다.
보수야당은 다만 "국민은 일촉즉발의 한반도 위기 상황에서 아직도 문재인 대통령이 '북핵은 체제보장용'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우려하고 있다"(한국당), "(문재인 정부는) 지난달 북한이 쏜 탄도미사일을 그저 방사포라고 발표하는 등 최근 북한의 도발을 격하시키는 데 주력하고 있다"(바른정당) 등으로 문재인 정부의 안보정책을 향해선 대립각을 세웠다.
kong79@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