넬슨 만델라 전 대통령 고문, 프랭크 치카네 목사 인터뷰
(서울=연합뉴스) 박수윤 기자 = "우리도 핵 공포와 화학무기 위협이 일상화된 곳에서 살았지만, 결국 평화를 선택했습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을 민주화로 이끈 고(故) 넬슨 만델라 전 대통령의 고문을 지낸 프랭크 치카네(66) 목사는 25일 서울의 한 호텔에서 연합뉴스와 인터뷰를 통해 이같이 말했다.
치카네 목사는 세계교회협의회(World Council of Churches·WCC) 국제관계교회위원회 의장 자격으로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와 한반도 상황을 논의하기 위해 최근 내한했다.
그는 남아공이 한국과 문화적·지리적으로 멀지만 비슷한 아픔을 거쳐온 공통점이 있다고 말문을 열었다.
한국전쟁 당시 동족상잔이 벌어졌듯이 남아공에서는 극단적인 인종차별정책인 '아파르트헤이트'로 서로 총부리를 겨누는 비극을 겪었고, 한국인들이 북핵 문제로 늘 신경을 곤두세우듯이 남아공도 1970년대 핵무기가 개발되며 전쟁위험에 시달렸다는 것이다.
그는 "당시 무려 6기의 핵무기가 남아공 안에 있었다"며 "남아공 사람들은 자칫하면 서로를 완전히 파멸시키는 파국으로 갈 수 있었지만 결국 싸움을 중단하는 쪽을 선택했다. 이런 선택을 가능하게 한 건 끊임없는 대화였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남아공은 비밀 프로그램을 통해 생산한 핵무기를 폐기하겠다고 1993년 발표한 뒤 IAEA(국제원자력기구) 등의 핵 폐기 및 검증 절차를 밟았다.
치카네 목사는 "한반도 문제에 '수퍼파워' 국가들이 개입해있어서 쉽지는 않겠지만 '남북은 전쟁을 원하지 않는다'는 메시지를 전 세계에 계속 보내야 한다"며 "전쟁하자는 말을 멈출 수 있는 건 그 방법뿐"이라고 조언했다.
그는 2018년이면 만델라 전 대통령의 탄생 100주년이 된다면서 "그분의 가장 중요한 업적은 상호파멸의 고리를 끊고 평화를 만드는 다리가 됐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만델라 전 대통령은 무려 27년을 감옥에 갇혀 가족과 떨어져 있었고 고문당했다. 그럼에도 출소한 뒤 증오와 보복의 언어가 아닌 평화의 길을 선택했다"며 "오직 평화만이 모두가 살 길이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인도 평화로 가는 길을 찾을 것으로 믿는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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