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선·CT 검사 없이 호흡만으로 폐암 진단…"정확도 75%"

입력 2017-09-25 09:20   수정 2017-09-25 10:54

X선·CT 검사 없이 호흡만으로 폐암 진단…"정확도 75%"

분당서울대병원·한국전자통신연구원 공동연구

(서울=연합뉴스) 김잔디 기자 = 단순히 숨만 내쉬어도 폐암인지 아닌지를 판단할 수 있도록 돕는 검사법이 국내 의료진에 의해 개발됐다. 간편한 검사만으로도 진단이 가능해져 상용화될 경우 폐암의 조기 발견에 기여할 것으로 의료계는 기대하고 있다.

분당서울대병원 흉부외과 연구팀(전상훈 교수, 장지은 박사)은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이대식 박사 연구팀과 '호기가스 폐암 진단 검사법'을 개발했다고 25일 밝혔다.

호기가스는 내쉬는 호흡인 날숨을 의미하는 것으로, 이 검사법은 폐 속의 암세포가 만들어내는 휘발성유기화합물을 센서가 채취하고 분석해 폐암 진단을 돕는다.

연구팀은 폐암 환자 37명과 정상인 48명의 날숨을 채취하고, 이를 한국전자통신연구원이 개발한 전자 코(Electronic nose)에 내장된 센서로 날숨의 주성분을 데이터화해 분석했다.




그 결과 수술 전 폐암 환자의 날숨은 약 75%의 정확도로 건강한 성인의 날숨과 구별됐고, 수술을 받은 후에는 점차 정상인과 유사한 수준을 보였다.

즉 수술로 암 조직이 제거되면 암세포가 발생시키는 휘발성유기화합물이 정상인 수준으로 감소한다는 사실이 확인됐다는 뜻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이는 암세포가 발생시키는 휘발성유기화합물이 날숨에 얼마나 포함됐는지를 확인하면 폐암을 조기에 진단할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전상훈 교수는 "현재 폐암 진단을 위해 사용하고 있는 X선이나 CT 등 영상검사는 방사선 노출과 높은 비용, 조영제 부작용 등의 부담이 있었다"며 "이번 연구는 인체에 해가 없이 호흡을 분석하는 것만으로도 폐암 가능성을 판단할 수 있는 검사법을 발견한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이 검사법이 임상에 즉시 적용하기는 어렵지만 정확도를 높이고 더 많은 환자에서 유용성을 입증하는 등 후속 연구가 시행될 경우 실제 폐암 검사법으로 발전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연구 결과는 저명한 국제 학술지인 '센서 앤 액츄에이트'(Sensors & Actuators; B. Chemical) 최근호에 게재됐다.






jandi@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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