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동성애 獨 극우정당 지도자는 레즈비언

입력 2017-09-25 10:57  

반동성애 獨 극우정당 지도자는 레즈비언

獨 정계 태풍의 눈으로 등장한 38세 바이델

(서울=연합뉴스) 유영준 기자 = 독일 총선에서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4연임에 성공했지만 관심의 초점은 제3당으로 연방의회 진입에 성공, 독일 정계 지평을 뒤흔든 극우정당 '독일을 위한 대안'(Afd)에 쏠리고 있다.

24일 포린폴리시(FP) 등에 따르면 국수주의와 반자유적인 노선을 공개 표방하는 극우정당이 가장 민주적인 독일 의회에서 의석을 확보하기는 2차 대전 종전 이후 처음이다. 그만큼 향후 독일 정계에서의 향후 행보와 관련해 우려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만약 메르켈 총리의 기민당(CDU)이 2당인 마르틴 슐츠의 사민당(SPD)과 연정을 구성할 경우 Afd는 독일 제1의 야당으로 그만큼 영향이 커지게 된다.

Afd의 부상으로 이를 이끄는 38세의 여성 지도자 알리체 바이델이 주목을 받고 있다. CDU 출신의 원로정치인 알렉산더 가울란트와 공동 대표를 맡고 있지만 가울란트가 76세의 고령임을 감안할 때 Afd의 핵심 세력은 바이델이다.

바이델은 미국 투자업체 골드만삭스의 경제전문가 출신으로, 스위스인을 동반자로 둔 레즈비언으로, 동성애 반대를 표방하는 Afd를 이끄는 모순된 행보를 보이고 있다.

글로벌리스트적인 금융전문가 배경이나 레즈비언 등 이른바 '성분'이 편협적인 민족주의적인 극우정당과는 어울리지 않는 이색 경력을 갖고 있다.

바이델은 옛 서독 출생으로 대학 졸업 후 중국에서 6년간 체류하면서 중국은행에서 일했으며 중국어를 배웠다. 프랑크푸르트에 있는 골드만삭스에서 잠시 일한 후 기민당 콘라드아데나워재단의 장학금으로 박사학위를 마쳤다.

이후 로켓 인터넷 등 민간 분야에 종사하다 2013년 Afd 창설 때 합류했다.

바이델은 Afd의 성격에 비춰 다소 이례적이다. Afd는 정장 차림의 신자유주의자 증권 브로커나 컨설턴트에 부합하는 정치 조직은 아니다. 또 지지 유권자들은 압도적으로 남성이고 30세 이상의 교육받은 중산층이 다수이다.

또 지지 기반 지역은 금융중심지 프랑크푸르트가 위치한 서독이 아니라 경제 상황이 좋지 않은 동독 지역이다.

바이델이 당초 Afd에 참여한 것은 유럽통합 회의론에서 비롯됐으며 남유럽국들에 대한 독일의 막대한 구제금융 반대가 주목적이었다. 당시 이민은 반대 대상이 아니었다. 바이델은 신생 AfD의 '유로와 통화'에 대한 무료공익 서비스를 이끌었다.

그러나 메르켈 총리가 2015년 대부분 중동 출신인 100만 난민에 문호를 개방하면서 반이민 노선에 초점을 맞추면서 급격히 독일 정계의 새로운 대안 세력으로 부상했다.

반이민으로 주목표를 선회한 바이델은 엄격한 망명법과 주요 난민 이동로인 리비아에서 유럽으로 이르는 해상 루트 차단을 주장하고 있다. 해상 난민을 구조하는 독일 해군을 비난하기도 했다. 극우 발언으로 나치라는 비난을 사고 있다.

바이델은 한편으로 개인적으로 두명의 자녀를 둔 레즈비언 엄마로서 독일 극우 정치세력의 이미지를 완화하려는 면모도 보인다.

동반자는 스리랑카 출신의 스위스 영화제작자인 사라 보사르로 두명의 입양 자녀를 두고 있다.

그러나 바이델은 한 때 AfD의 반동성애 노선을 강조한 바 있어 논란이 될 전망이다. 독일 의회가 지난 6월 전격적으로 동성애 결혼 합법화를 가결하자 AfD는 독일 가족가치가 사망했다고 '부고'를 내기도 했다.

골드만삭스의 증권 브로커에서 극우 정치인으로 변신한 바이델의 향후 행보가 주목된다.

yj3789@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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