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 농민 1주기에 거듭 사과 표명…진상조사위 첫 조사 대상
"조양호 회장 기소에 무리 없어…신병처리 위해 보강수사 중"
(서울=연합뉴스) 임기창 기자 = 이철성 경찰청장은 고(故) 백남기 농민 1주기인 25일 "백 농민과 가족분들께 심심한 애도와 사과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이 청장은 이날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검찰도 지금 관련 사건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고, 검찰 조사를 통해 사법적 처벌이 이뤄지면 우리도 징계 등 후속조치를 충실히 이행해 나가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백남기 농민은 2015년 11월14일 민중총궐기 집회에 참가했다가 경찰 물대포에 맞아 쓰러진 뒤 사경을 헤매다 작년 9월25일 사망했다.
이 청장은 지난 6월 경찰개혁위원회 발족식에서 "고 백남기 농민님과 유가족분들께 깊은 애도와 함께 진심어린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공식 사과했다.
그는 주말인 23일 서울 도심에서 열린 백 농민 추모대회와 관련, "9월1일 경찰개혁위에서 집회·시위 자유 보장 개선 권고안이 나온 뒤 첫 대규모 집회였다"며 "권고를 전향적으로 받아들이고 추모행사 성격에 맞게 관리했다"고 말했다.
이 청장은 "국민 불편을 최소화하면서 교통 중심으로 관리하자는 것이 큰 기조였다"며 "다행히 특별한 마찰은 없었고, 앞으로 불법 폭력이 아닌 평화적 집회는 최대한 이런 기조로 관리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경찰 인권침해 사건 진상조사위원회가 백 농민 사건을 첫 사안으로 다룰 예정이라며 "경찰관 준비요원 4명을 이번 주 안으로 일단 발령내고, 행정자치부가 조사위원 인원과 전문계약직 공무원 급수 등을 결정하면 11월 초·중순께부터 조사위 활동이 본격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 청장은 회삿돈을 빼돌려 자택공사비로 쓴 혐의로 최근 소환조사를 받은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에 대해 "혐의를 입증해 기소하는 데는 무리가 없다고 본다"며 "신병처리를 위해 보강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조 회장의 구속영장 신청 여부는 추석 연휴 이후 결정될 전망이며, 같은 혐의로 입건된 부인 이명희 일우재단 이사장 소환 여부는 아직 결정된 바 없다고 이 청장은 덧붙였다.
같은 혐의로 수사 대상이 된 삼성그룹과 관련해서는 "2008년부터 이어진 사안이어서 수표 추적 등에 시간이 걸리지만 관련자들을 중간중간 소환해 계속 조사하고 있다"며 "11월 안에 결론 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수감 중인 이재용 삼성그룹 회장 조사 가능 여부에 대해 "그 부분은 언급하기 어렵다"고 말을 아꼈다.
이 청장은 이혜훈 전 바른정당 대표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수사를 두고는 "지난주에 검찰에 관련 서류를 보냈다. 답이 오면 바로 마무리될 것"이라며 이 전 대표에 대한 정식수사 전환과 소환이 멀지 않았음을 시사했다.
그는 경찰개혁위에서 논의 중인 경찰관 노동기본권 보장 관련 권고안 도출이 2주 연속 결렬된 데 대해 "직장협의회 설립 수준까지 권고할지, 노동조합 수준까지 할지 등과 관련해 공무원 노동권 범위를 놓고 위원들 간 의견이 갈린다"며 "구체적으로 의견을 모아 다듬어 내놓으려니 시간이 걸린다"고 설명했다.
puls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