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ECD 건강통계…인구 10만명당 2010년 67.5명→2013년 70명
암·뇌혈관·심장질환 사망률 감소와 대조
(서울=연합뉴스) 서한기 기자 = 우리나라의 호흡기질환 사망률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암과 심장병, 뇌혈관 질환으로 숨지는 비율은 감소하는 것과 대조된다. 미세먼지, 오존 등 대기환경 악화가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25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2017년 건강통계' 자료를 보면, 인구 10만명당 한국의 호흡기질환 사망률은 2013년 70명으로 2010년 67.5명보다 2.5명 늘었다.
이에 반해 2010년에서 2013년 사이 인구 10만명당 암 사망률은 193.7명에서 178.9명으로, 뇌혈관질환 사망률은 86명에서 71.6명으로, 허혈성심장질환 사망률은 42.8명에서 38명 등으로 각각 줄었다.
우리나라의 호흡기질환 사망률은 OECD 평균(인구 10만명당 64명)보다 높은 수준이다.
이렇게 한국의 호흡기질환 사망률이 증가하는 것은 미세먼지 등 대기오염이 심해지는 것과 관련이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이미 국내외에서는 미세먼지가 호흡기질환을 악화시킨다는 연구결과가 다수 나와 있다.
실제로 미국의 비영리 민간 환경보건단체 '보건영향연구소'(HEI) 자료에 따르면, 인구가중치를 반영한 한국의 연평균 미세먼지(PM2.5) 농도는 1990년 26㎍/㎥이었다. 당시 OECD 평균치(17㎍/㎥)보다 훨씬 높았고 회원국 가운데 7번째로 나쁜 수준이었다.
이후 2015년까지 25년 동안 OECD 평균치는 15㎍/㎥로 떨어졌지만, 한국은 오히려 29㎍/㎥로 높아졌다. 터키를 빼면 OECD 회원국 중에서 가장 나쁜 수준으로 악화했다.
또 건강에 유해한 대기오염물질 중 하나인 오존 농도도 OECD 국가 평균치가 1990년 61㎍/㎥에서 2015년 60㎍/㎥로 낮아졌지만, 한국은 66㎍/㎥에서 68㎍/㎥로 높아졌다. 이에 따라 OECD 국가 중 오존 농도 최악 순위도 4위로 올라갔다.
HEI 자료로 미세먼지나 오존으로 인한 사망자를 추정해보면, 우리나라 미세먼지 사망자 수는 1990년 연간 1만5천100명에서 2000년과 그 이듬해에 1만3천100명으로 줄었다가 다시 증가세로 돌아서 2015년엔 1만8천200명에 달했다.
김영삼 세브란스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미세먼지가 호흡기질환을 유발하는 요인 중 하나라는 사실은 이미 잘 알려졌다"며 "특히 지름이 2.5㎛보다 작은 초미세 먼지는 우리 몸속 허파꽈리까지 스며들 수 있으니, 호흡기질환 관리에 소홀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sh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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