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장연구학회 "환자들 상당수가 경제적 어려움…정부지원 계속돼야"
(서울=연합뉴스) 김길원 기자 = 크론병과 궤양성 대장염 등의 '염증성 장질환' 환자들 상당수가 사회·경제적 어려움에 시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염증성 장질환은 입에서 항문에 이르는 소화기관 전체에 걸쳐 평생 발생하는 만성질환을 통칭한다.
장의 염증으로 인한 설사, 혈변, 복통 등의 증상이 악화와 호전을 반복하는 게 특징이다. 아직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지만, 장 내에 정상적으로 존재하는 세균에 대한 과도한 면역반응, 서구형 식생활 등이 원인으로 추정되고 있다.
대한장연구학회(학회장 진윤태)는 국내 염증성 장질환 환자 59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93.2%가 이 질환 때문에 학교생활이나 업무, 가사 등의 일상생활에 지장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25일 밝혔다.
환자들의 경제적인 부담도 만만치 않았다.
응답자의 73.9%는 한 달 평균 치료비가 50만원 이하라고 답했지만, 50만∼100만원을 지출한다는 응답도 20.7%나 됐다.
하지만 응답자의 절반에 달하는 46.9%는 월평균 소득이 100만원에 미치지 못했다. 이 때문에 직장생활 혹은 학교생활을 중단한 적이 있다는 응답도 76.2%에 달했다.
이처럼 경제적 부담이 크다 보니 전체 응답자의 80.0%는 희귀질환자 대상의 의료비 지원을 받아본 적이 있다고 답하는 등 정부 지원에 대한 의존도가 높았다.
진윤태 회장(고대안암병원 소화기내과 교수)은 "염증성 장질환 환자들의 사회·경제적인 어려움은 질환 자체의 고통 못지않게 심각하다는 게 이번 조사결과의 핵심"이라며 "최근 중증질환자와 희귀난치성질환자의 본인 부담률을 줄여주는 산정특례 대상 질환을 조정하는 움직임이 있지만, 젊은 환자들이 많고 치료비 부담이 큰 염증성 장질환이 정부 지원에서 소외돼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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