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바게뜨 불법파견' 논란 확산…고용부, 한발 후퇴하나

입력 2017-09-25 16:44   수정 2017-09-25 16:51

'파리바게뜨 불법파견' 논란 확산…고용부, 한발 후퇴하나

이성기 차관 긴급브리핑…'불법파견 결론' 정당성 재강조

협력사·재계 반발 의식…"파리바게뜨와 논의할 여지 있다"




(세종=연합뉴스) 김범수 기자 = 고용노동부가 25일 파리바게뜨 본사의 불법파견 결정과 관련해 협력업체와 재계가 강하게 반발하자 긴급 진화에 나섰다.

이성기 고용부 차관은 이날 긴급 브리핑을 열어 파리바게뜨 본사의 불법파견이라고 결론짓고 제빵사 등 5천378명을 직접 고용하라는 시정명령을 내리게 된 절차와 배경 등을 상세히 설명했다.

이날 브리핑은 파리바게뜨 협력업체 11곳과 한국경영자총협회 등 경제단체들이 고용부 결정에 반발하면서 논란이 확산하자 긴급 대응 차원에서 마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차관은 브리핑에서 "파리바게뜨가 시정명령을 반드시 기한 내인 25일 안에 이행해야 하는 것은 아니며, 상황을 봐서 유예 기간을 둘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파리바게뜨 본사와 (원만한) 해결방안을 논의할 여지가 있다"면서 "중요한 것은 (모두를 위한) 발전 방안을 찾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CJ계열 뚜레쥬르 근로감독 계획에 대해선 "특정업체의 이름을 거론할 수는 없지만 어디든 잘못된 부분이 발견되면 조사에 착수할 것"이라며 "자율적으로 개선 노력을 한다면 이를 감안할 수 있다"고 여지를 남겼다.

실제로 파리바게뜨 협력업체 8개 대표는 이날 오후 경기 분당 야탑동 국제산업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고용부와 정치권에서 제기한 협력업체의 폭리 주장은 사실무근"이라며 법적 대응도 불사하겠다고 밝혔다.

경총도 자료를 통해 "제빵사는 실질적으로 가맹점주의 지시를 따르는데, 이 '불법파견' 논란의 책임을 가맹점주도 아닌 제3자인 본사에 묻는 것은 불합리하다"면서 고용부 결정을 비판했다.

이 차관은 그러나 파리바게뜨 본사에 대한 '불법 파견' 판정과 제빵사 등을 직접 고용하라고 내린 시정명령의 절차와 배경을 상세히 설명하면서 이번 결정의 정당성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우선 파리바게뜨 본사를 사실상 사용사업주로 판단한 근거로 파리바게뜨가 채용·승진·평가·임금 등 인사·노무의 전반적인 사항에 일률적인 기준을 마련·시행해 왔다는 점을 꼽았다.

특히 채용 과정에서 ▲교육·평가 후 일정 점수 이상이면 근로계약 체결 ▲제빵사에 대한 직위제 도입 ▲소속 품질관리사의 카톡을 통한 급여 인상기준 공지 등의 문제점이 발견돼 파리바게뜨 본사를 사용사업주로 간주했다고 강조했다.

이 차관은 또 제빵사들이 소속된 협력업체를 실제 고용주로 간주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소속 제빵사에 면접·근로계약·4대 보험 납부 등을 한 것으로 미뤄볼 때 회사의 실체를 부인할 정도는 아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협력업체의 업무지시가 단순히 연장근로나 휴가 신청을 승인하는 것에 그쳐 파견법상 사용사업주로 볼 정도의 지휘·명령을 했다고 보기 어려워 파리바게뜨 본사를 실질적인 고용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계약의 형식·명칭과 관계 없이 근로관계의 실질에 따라 판단해야 한다'는 대법원의 판례를 근거로 파리바게뜨가 도급계약의 당사자가 아니더라도 불법 파견 성립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또 법원이 지난 2월 현대차 불법파견 2심 판결에서 "현대차가 명시적 법률관계가 없다 하더라도 2차 하청업체 노동자에게 사실상 지휘·명령을 행사하면 파견법상 사용사업주로 봐야 한다"고 한 결정을 사례로 들었다.

이 차관은 이번 근로감독 결과의 파장으로 프랜차이즈 산업이 붕괴될 수 있다는 우려에는 "직접고용 명령은 파리바게뜨에 국한된 것이고, 합법적인 도급을 하면 문제가 될 게 없다"고 일축했다.

bumso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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