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서방제제로 궁지에 몰렸던 러시아가 중국과 경제 분야에서 슬그머니 손을 잡고 있다.
중국이 지난해부터 연달아 수억 달러 규모의 투자를 약속한 데 이어 최근 중국화신(中國華信·CEFC China Energy)이 러시아 국영 석유회사 로스네프트의 지분 14.16%를 91억 달러(약 10조3천억원)에 사들이기로 하면서 양국 경제 고리가 한층 강화됐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중국은 최근 몇 년 새 러시아 에너지 기업에 큰 관심을 보였다.
지난해 중국 실크로드 펀드는 야말 LNG에 12억 달러를 투자했으며 곧이어 13억 달러 상당인 러시아 천연가스·석유화학기업인 시부르(SIBUR) 지분 10%를 인수하기로 했다.
올해 들어서는 지난 5월 푸싱(復星·FOSUN) 그룹이 주도하는 컨소시엄이 러시아 폴리우스 지분 15% 인수를 위해 9억 달러 투자를 약속했다.
또 베이징란치(北京燃氣·Beijing Gas)가 로스네프트의 시베리아 최대 규모 가스전 지분 20%를 확보하고 11억 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서도 중국화신의 로스네프트 지분 인수는 중국과 러시아 간의 가장 큰 규모의 투자다.
글로벌 에너지시장 큰 손인 중국과 세계 3대 산유국이자 천연가스 주요 생산국인 러시아가 협력을 강화한다는 것은 그 자체로 의미가 있다.
특히 러시아를 둘러싼 미국과 유럽 등 서방국가의 경제제재가 누그러지지 않은 상황에서 중국이 좋은 대안으로 등장한 것으로 보인다.
영국 헤이넘 앤드 파트너스의 알레한드로 데미첼리스는 "중국과의 파트너십은 확장 야심을 지닌 러시아 기업에 자금을 불어넣어 줄 몇 안 되는 대안"이라며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로스네프트에 중국 기업이 처음으로 큰 계약을 한 것은 양국의 파트너십이 진지하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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