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넌과 면담한 中 왕치산 유임하나

입력 2017-09-25 17:01  

배넌과 면담한 中 왕치산 유임하나

'반부패 앞장'에 실질적으로 권력서열 2위, 총리 임명설도 나돌아

(서울=연합뉴스) 이경욱 기자 =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최측근 왕치산(王岐山) 당 중앙기율검사위 서기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오른팔'로 불리는 스티브 배넌 전 백악관 수석전략가와 최근 면담을 가진 것으로 전해지면서 그가 유임될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24일 두 사람의 회동은 "미국의 '경제적 내셔널리즘'(nationalism·민족주의)에 대한 중국의 점증하는 관심과 부합한다"면서 이번 만남으로 왕 서기가 다음달 열릴 19차 당대회에서 정치국 상무위원직에 유임될 것이라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왕치산은 가차없는 '반(反)부패' 사령탑으로 통하는 인물이다.

올해 69세인 왕치산은 대부분 퇴임한 당 고위 간부들과는 달리 여전히 활동하고 있다.

미 행정부와 중국 공산당 사이의 비공식 정보 전달자 역할을 하고 있는 2명의 인사에 따르면 최근 수개월 사이 트럼프 대통령이 무역 문제나 북핵 위기에 대해 이른바 '미국 우선'(America first) 방식으로 점차 공격적으로 접근하고 있는 데 대해 중국 고위 정치인들이 관련 정보를 들으려고 애쓰고 있다.

소식통에 따르면 배넌은 미국 시민 자격으로 지난주 홍콩에서 열린 투자포럼에 참석한 이후 중국 베이징(北京)에 들러 중난하이(中南海)에서 왕치산과 면담했으며 이는 미·중 양국 사이 극비 외교 사례가 된다고 FT는 전했다.

헨리 키신저 전 미 국무장관은 1971년 7월 베이징을 극비리에 방문했다.

9개월 후 리처드 닉슨 당시 미 대통령과 마오쩌둥(毛澤東)의 역사적인 면담이 이뤄졌다.

트럼프는 오는 11월 베이징을 공식 방문한다.

소식통들은 배넌이 시진핑과의 면담을 성사시킬 목적으로 아시아로 떠났다고 전했다.

이들은 이런 상황에서 왕치산이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회 위원들의 사전 인지와 승인이 없었다면 경제적 내셔널리즘과 '포퓰리스트 운동'(populist movement)을 놓고 배넌과 만나 의견을 교환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왕치산은 앞서 리셴룽(李顯龍) 싱가포르 총리와의 면담에 앞서 다른 정치국 상무위원들에게 승인을 요청했다고 말했다.

왕치산은 공식적으로 당 서열 6위이지만 그가 추진하는 무자비한 반부패 캠페인 탓에 중국에서 실질적으로 두번째로 영향력이 있는 인물로 통한다.

하지만 중국 정부 내에서 공식적인 직함은 아직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관측통들 사이에서는 중국이 왜 공식적인 정부 직함이 없는 왕치산에게 배넌과의 면담을 승인했는지 알 수 없다는 얘기가 나돌고 있다.

리커창(李克强) 총리나 대미(對美) 경제·무역 문제를 공식적으로 전담하고 있는 왕양(汪洋) 부총리를 제쳐 두고 왕치산에게 그런 일을 하도록 한 것은 이해하기 힘들다는 반응이다.

한 외교관은 "경제 문제를 다루는 다른 관리들을 제쳐놓고 왕치산이 배넌과 면담한 것은 매우 의아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FT는 이에 대해 한가지 가능한 설명은 왕치산이 차기 당대회에서 금융·경제 담당 상무위원으로 선임돼 5년 임기를 수행하거나 아예 총리로 임명될 수도 있다는 점이라면서 왕치산은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 및 재무부 고위 관리들이 배석한 각국 대표단 면담에도 자주 참석해 이런 관측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고 전했다.

kyungle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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