獨중도의 위기감…보수·진보 선명성 강화로 뿔뿔이(종합)

입력 2017-09-25 2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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獨중도의 위기감…보수·진보 선명성 강화로 뿔뿔이(종합)

기사·자민, 보수 목소리 높일 듯…제1야당 사민, 진보정책으로 맞불

(베를린=연합뉴스) 이광빈 특파원 = 독일 총선 결과 중도 정치가 위기를 맞고 있다.

집권세력에선 보수의 선명성이 강조되고, 제1야당이 될 것으로 보이는 사회민주당에선 진보의 선명성이 강화될 전망이다.

대연정을 구성한 양대 정치세력인 보수색인 기독민주·기독사회당 연합과 진보색인 사회민주당이 퇴조한 반면, 극우정당이 제3정당으로 급부상했다.

기민·기사 연합은 33.0%의 득표율에 불과했다. 지난 총선보다 8.5% 포인트 낮은 수치다.

사회민주당도 20.5%에 불과했다. 반(反)난민·반유로화를 표방한 '독일을 위한 대안'(AfD)은 12.6%의 득표율로 연방의회에 처음으로 화려하게 입성했다.

그동안 메르켈 총리는 세 번째 내각에서 사민당의 정책을 수용해 중도지향적인 정책을 펼쳤다.






탈(脫)원전, 최저임금제 도입, 난민수용 등이 사민당과 보조를 맞춘 대표적인 정책이다.

집권세력에 보수가 다수이지만 독일이 사민주의적 요소를 짙게 유지할 수 있었던 이유였다.

그러나 선거 결과로 독일 정치지형은 다시 재구성하게 됐다.

사민당이 야당의 길을 선언한 상황에서 기민·기사 연합과 자유민주당, 녹색당 간의 연정 외에는 대안이 없게 됐다.

연정 협상에 성공해 녹색당의 정책을 받아들이더라도 기민·기사 연합 내에서 우파색이 짙은 기사당과 친(親)기업정당인 자민당은 보수의 목소리를 강하게 낼 것으로 보인다.

AfD가 3당으로 부상하는 장면을 보면서 보수의 주도권을 더 이상 빼앗길 수 없다는 위기감 때문이다. 보수진영 간 선명성 경쟁이 치열하게 벌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대목이다.

더구나, 기사당은 '텃밭'인 바이에른주에서 역대 가장 낮은 38.5%의 득표율에 그쳐 위기감이 팽배해 있다.

호르트 제호퍼 기사당 대표이자 바이에른주 총리는 "난민수용 한계선을 도입할 것"이라며 기민당과의 차별화를 예고했다.

지난 총선에서 5%의 정당의석 배분선을 넘지 못해 원외 정당의 서러움을 맛봤던 자민당 역시 보수 가치의 대변자로 자리매김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

반면, 사민당은 제1야당으로서 진보적 가치를 강조할 전망이다. 사민당 지도부는 사민주의의 당 정체성을 강화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슐츠 후보는 당 대표직을 유지하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당 재건에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슐츠 후보는 AfD를 겨냥해 "우리는 의회에서 민주주의의 적을 막기 위해 방어막을 칠 것"이라며 "2021년 총선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선 어떤 실수도 허용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같은 진보 계열의 좌파당과 녹색당에 일부 표심을 빼앗긴 점도 사민당이 진보노선을 강화하게 할 요인이다.

진보진영 내에서도 선명성 경쟁이 벌어지는 셈이다.

그러나 사민당 내에서는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든 데 대한 책임 공방이 벌어지고 당권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면서 한동안 혼란기에 빠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lkbi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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