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대 학생들, 中방송사 공연장서 '독립시위'…폭력 충돌

입력 2017-09-25 18:00  

대만대 학생들, 中방송사 공연장서 '독립시위'…폭력 충돌

(타이베이=연합뉴스) 류정엽 통신원 = 중국 저장(浙江)위성방송이 대만대에서 인기 오디션 프로그램 방송을 진행하다 대만독립을 주장하는 대학생들이 무대를 점거하며 파행을 겪었다.

25일 대만 연합보 등에 따르면 전날 오후 타이베이의 대만대 육상경기장에서 진행된 저장위성방송의 뮤직쇼 '중궈신거성'(中國新歌聲) 공연이 대학생들의 시위로 중간에 취소됐다.

이날 오후 2시 시작한 공연은 오후 4시께 대만 독립을 외치는 대만대 학생 400여명이 공연장에 진입, 무대를 점거하며 시위장으로 변했다.

이들은 대만독립을 상징하는 깃발을 들고 "중국의 통일전선 활동을 대만에서 내쫓아야 한다", "나는 대만인이다. 일변일국(一邊一國·중국과 대만은 각각 분리된 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이들은 또 장소를 제공한 대만대와 타이베이시 문화국 등에 사과를 요구했다.

시위 사태에 학교측은 안전을 이유로 오후 4시 35분께 공연을 취소했으나 해산 중이던 대학생들이 친(親) 중국 단체인 중화통일촉진당 소속 당원들과 맞닥뜨리며 충돌로 이어졌다.

당초 이 공연 팸플릿에 개최 장소를 '타이베이시 대만대'라고 표기한 것이 문제의 시작이었다. 대만에서 일반적으로 쓰이는 '국립 대만대' 대신에 중국이 대만을 자국 소속의 지방임을 내세우는 표현을 사용했다는 것이다.

결국 주최측은 최종 팸플릿에 '타이베이시'를 삭제하고 '대만대 육상경기장'으로만 표기했다.

지난 7월부터 시즌 2 촬영에 들어간 중국신거성은 대만 가수 겸 배우 저우제룬(周杰倫)과 홍콩 가수 이즌 찬(陳奕迅) 등이 사회를 맡아 중국에서 최고 인기를 얻고 있는 오디션 형태의 뮤직쇼 프로그램이다.

이날 충돌 과정에서 대만대 역사학과 장(張·32)모 학생이 중화통일촉진당 당원 후(胡·61)모 씨가 휘두른 곤봉에 머리를 맞아 큰 부상을 입었고 셰(謝·19)씨도 찰과상을 입었다.

후씨는 경찰에서 대학생들과 말다툼을 벌이다 참다못해 폭력을 휘둘렀다고 해명했다. 경찰은 후씨를 타이베이 지방법원으로 송치할 것이라고 밝혔다.







lovestaiwa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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