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와 투자금 등 이견…'한국 시장서 인기 불확실' 관측도
(서울=연합뉴스) 김태균 기자 = 구글의 간편결제 서비스인 '안드로이드페이'가 국내 진출 논의에 난항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내 출시될 것이란 당초 예측도 실현이 불확실해진 상황이다.
8일 금융 및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구글과 국내 신용카드 업체들은 작년 말께부터 안드로이드페이 국내 출시 방안을 논의했지만, 투자금 분담 등과 관련해 아직 합의점을 찾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안드로이드페이는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에 신용카드 계정 등을 연동해 쉽게 온라인·오프라인 구매를 할 수 있는 서비스다.
한국인 10명 중 8명이 쓰는 안드로이드폰의 기반 서비스인 만큼 잠재고객이 많다는 것이 최대 장점이다.
그러나 구글과 신용카드 업계는 안드로이드페이를 인식해 구매를 처리하는 '리더기'(단말기)를 보급하는 투자액과 전산 보안 비용 등을 양측이 어떻게 부담할지를 두고 이견을 조율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드로이드페이는 근거리 무선통신 규격인 'NFC'를 사용하며, 국내 서비스를 하려면 이 NFC 기반의 리더기를 오프라인 가맹점에 깔아야 한다.
익명을 요구한 신용카드 업계의 한 관계자는 "올해 업황이 나쁜 상황에서 우리가 적극적 투자 제안을 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협상이 결렬된 것은 아니지만, 논의가 정체를 겪는 것은 맞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올해 내로 서비스 출시는 사실상 많이 어려운 상태로, 내년으로 넘어가야 구체적인 스케줄을 얘기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전했다.
구글코리아는 이에 대해 "안드로이드페이 출시와 관련해 계속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는 사실 외에는 공식적으로 확인할 내용이 없다"고 전했다.
구글 측은 투자비 분담 협의에 관한 질문에는 "일각에서 나오는 루머(소문)에는 답변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라고 말했다.
구글은 국내 주요 신용카드사 대다수와 안드로이드페이 관련 협상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올해 봄 IT 업계에서는 '계약 체결이 임박했고 이르면 5월께 서비스가 나올 것'이란 관측까지 나왔지만, 지금껏 구글은 출시 예정일을 밝히지 않고 있다.
관련 업계에서는 안드로이드페이가 한국 시장에서 안착할 수 있을지가 불확실하다는 관측도 나온다.
많은 한국 소비자가 NFC 단말기에 스마트폰을 접촉하는 방식을 낯설어하는 만큼, 국산 간편결제 서비스와의 경쟁에서 불리할 수 있다는 얘기다.
현재 국내 간편결제 시장은 '네이버페이' '삼성페이' '카카오페이' '페이코' 등 주요 4개 서비스가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 중 오프라인 영향력이 가장 큰 삼성페이는 스마트폰을 NFC가 아닌 구형 마그네틱 카드 단말기에 갖다 대는 방식으로 결제한다.
페이코는 스마트폰 화면에 노출되는 바코드를 결제 수단으로 주로 쓰며, 카카오는 매장에 붙은 점자형 'QR코드'를 스마트폰 카메라로 찍어 구매하는 제도를 조만간 선보일 계획이다.
네이버페이는 아직 온라인 구매만 할 수 있고 오프라인 결제 수단이 없다.
IT 업계의 한 관계자는 "간편결제 경쟁이 이미 본격화한 상황에서 생소한 안드로이드페이가 호응을 얻을지를 두고 신용카드 업체 측도 확신을 못 하는 것 같다. 어떤 차별점을 부각할지가 향후 사업 방향을 결정할 것 같다"고 내다봤다.
t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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