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망하게 가다니…' 경찰관 잇단 과로사에 대책마련 목소리

입력 2017-09-26 10:52  

'허망하게 가다니…' 경찰관 잇단 과로사에 대책마련 목소리



(포항=연합뉴스) 손대성 기자 = 최근 2주 사이 경북 포항에서 경찰관 3명이 잇따라 근무 중에 쓰러져 숨지면서 대책 마련을 요구하는 경찰 내부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포항북부경찰서 소속 최모(30) 순경은 지난 25일 오후부터 파출소에서 야간 근무를 하다가 26일 새벽 쓰러져 숨졌다.

앞서 포항남부경찰서 소속 고현보(55) 경감은 19일 오후부터 파출소에서 근무하다가 20일 오전 심장 이상증세로 쓰러져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사망했다.

같은 경찰서 소속 이상록(57) 경감은 11일 정기 사격연습을 하다가 쓰러져 병원에서 치료받다가 사흘 뒤 유명을 달리했다.

경찰은 이들 모두 과로로 숨진 것으로 보고 순직 처리했거나 순직 처리할 방침이다.

경찰관들은 동료가 연이어 쓰러져 숨지자 안타까움 속에 과로사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한 경찰 관계자는 "동료 사망 소식에 한동안 멍하게 있었다"며 "아직 할 일이 많은 사람이 왜 이렇게 허망하게 가는지 모르겠다"고 털어놓았다.

경찰관들은 충분한 휴식을 취하지 못했거나 스트레스로 어려움을 겪는 사례가 많다며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파출소에서 근무하는 경찰관은 상대적으로 편하다고 알려졌으나 실상을 다르다고 한다.

4조 2교대 근무자는 쉬어야 하는 야근 후 비번일에도 탄력근무란 이름으로 근무를 지원하는 사례가 많다.

3조 2교대 근무자는 주간 3일 근무 후 야간 근무와 비번을 3일씩 돌아가며 하다가 보니 생체리듬이 깨져 수면부족에 시달리곤 한다.

한 파출소 근무자는 "야간에 취객이 행패를 부리거나 각종 사건·사고로 몇 번이나 112 지령이 떨어지기 때문에 어려운 점이 많다"며 "인원이 적은 파출소는 3조 2교대로 근무해 육체적으로 힘들다"고 말했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박남춘(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경찰청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2년부터 2016년까지 순직한 경찰관은 79명이다.

순직 사유 1위는 질병(50명)이고 교통사고(20명), 안전사고(5명), 범인 피습(3명) 등이 뒤를 이었다.

경찰 온라인 커뮤니티 '폴네티앙'이 지난 8월 19일 대전에서 연 '시민과 경찰의 인권개선을 위한 전국 경찰관 대토론회'에서 "지구대·파출소에서 교대 근무하는 경찰관은 철야근무 도중 4시간 휴식하도록 보장해 건강권을 보호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한 경찰관은 "경찰관 인원을 늘리거나 수당을 현실화하는 등 근무환경을 개선하고 경찰관이 쓰러져 죽는 요인을 분석해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지적했다.


sds123@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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