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곤 "러시아서 히딩크 감독 만나 구체적 역할 논의 예정"
(서울=연합뉴스) 이영호 기자 = 대한축구협회가 거스 히딩크(71) 전 한국축구대표팀 감독의 도움을 받기로 하면서 어떤 역할을 맡길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호곤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장은 26일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2017년 제7차 기술위원회 내용을 발표하면서 "축구대표팀의 좋은 성적을 위해 히딩크 감독의 도움을 받기로 했다"라며 "구체적인 역할에 대해서는 히딩크 감독과 협의하고 동의를 받아야 한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이어 "히딩크 감독에게 이메일을 보내 대표팀에 관심을 가져준 것에 대한 감사의 말과 함께 구체적으로 원하는 역할일 있는지 의사를 물었다"라며 "이메일을 잘 받았다는 답변만 왔을 뿐 아직 구체적인 답변이 오지 않아 추후 협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김 위원장은 오는 10월 7일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리는 축구대표팀의 러시아 평가전 때 경기장을 방문할 예정인 히딩크 감독과 직접 만나 구체적인 역할에 대한 협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그렇다면 축구협회는 히딩크 감독에게 어떤 역할을 맡길까.
이에 대해 김 위원장은 "기술위에서 히딩크 감독의 역할에 대해 논의했지만 먼저 공개하면 자칫 히딩크 감독이 원하는 바와 맞지 않아 곤란한 일이 생길 수 있다"며 구체적인 언급은 자제했지만 "상징적인 역할이 아닌 확실한 포지션을 주겠다"고 강조했다.
결국 히딩크 감독이 맡을 수 있는 일은 '기술자문' 또는 '기술고문'의 형태로 대표팀의 경기력을 끌어올리는 데 효과적인 훈수를 해주는 역할로 좁혀질 전망이다.
거스 히딩크 감독은 첼시(잉글랜드), 레알 마드리드(스페인) 등 유럽 명문 클럽은 물론 호주, 터키, 네덜란드 등의 국가대표 사령탑을 지내는 등 풍부한 현장 지도 경험을 가지고 있다. 특히 선수단 관리에 탁월한 노하우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이 때문에 축구협회는 신태용 감독 체재로 대표팀을 운영하면서 경기력 부진 등의 문제점이 발생할 때 히딩크 감독에게 다양한 '처방전'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신 감독 역시 월드컵 경험이 처음인 만큼 러시아 월드컵 때까지 대표팀의 장기 로드맵 작성에도 도움을 받을 수 있다.
특히 전 세계 축구계에 다양한 인맥을 쌓은 히딩크 감독은 러시아 월드컵에서 한국이 만나게 될 상대국에 대한 다양한 정보도 제공할 수 있어 '신태용호'에 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히딩크 감독의 역할이 자칫 신태용 감독 체제에서 '옥상옥'이 될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국내 팬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은 히딩크 감독의 그림자가 자칫 신 감독의 대표팀 운영에 걸림돌이 될 수도 있어서다.
이에 대해 김 위원장은 "신태용 감독이 히딩크 감독의 도움을 충분히 받겠다고 했기 때문에 큰 문제는 없을 것이다. '옥상옥'이라는 말이 나오지 않도록 히딩크 감독과 만나서 충분히 이야기를 나눌 계획"이라며 "결국 팀의 책임자는 감독이다. 히딩크 감독으로부터 폭넓은 노하우를 많이 들을 수 있게 하겠다"고 덧붙였다.
horn9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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