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정순 원주시의원 "세대·시간 초월한 원주시민의 역사·문화유산"
(원주=연합뉴스) 배연호 기자 = '먼지 쌓인 극장에 불을 켜다'
원주역사박물관에서 진행 중인 기획전시회다.
먼지 쌓인 극장은 단관 극장이다.
단관 극장은 스크린이 하나인 영화관을 말한다.
스크린이 여러 개인 멀티플렉스에 밀려 하나둘씩 사라지는 추억의 영화관이다.
강원 원주지역에도 단관 극장 5개가 있었다.
아카데미극장, 문화극장, 시공간, 군인극장, 원주극장이다.
1945년 원주극장을 시작으로 차례로 문을 열었다.
마지막 개관은 1969년 문화극장이다.
이들 중 4개가 'C 도로'(평원로)에 있었다.
그래서 원주사람들은 C 도로를 일명 '시네마 로드'(Cinema Road)라고 부르기도 한다.
시네마 로드는 2005년 원주지역 첫 멀티플렉스 영화관 개관으로 쇠락하기 시작했다.
시네마 로드를 지키던 4개 단관 극장 모두가 2006년 문을 닫았다.
이어 2008년에는 원주극장과 시공간이 철거됐다.
2015년에는 문화극장이 사라졌다.
군인극장은 1996년 이미 철거된 상태였다.
문화극장 철거로 원주지역 단관 극장 흔적은 아카데미극장 건물만 남았다.
단관 극장이라는 아날로그 추억이 사라질 위기를 맞자 2016년부터 지역사회 일각에서 아카데미극장을 문화유산으로 보존하자는 움직임이 생겼다.
용정순 원주시의회 의원은 2016년 5월 5분 자유발언을 통해 원도심 활력 공간으로 재생사업 추진을 촉구했다.
7월에는 원주영상미디어센터와 원주도시재생연구회가 추억의 영화상영, 과거 아날로그 극장 영화 포스터 전시, 당시 극장 영사기사 초청 토크쇼 등으로 아카데미극장 보전 공감대 형성을 위해 나섰다.
원주시가 아카데미 건물을 매입해 보전하고 역사·문화콘텐츠 창조 공간 등으로 재생해 달라는 목소리다.
현재 원주역사박물관에서 열리는 기획전시회 개최 목적도 같은 맥락이다.
용정순 원주시의원은 26일 "아카데미극장은 세대와 시간을 초월한 시민의 역사·문화유산일 뿐만 아니라 현재 전국에 남은 단관 극장 중에서도 매우 특별한 독립 건물"이라며 "역사·문화유산을 보존하고 재생하고자 하는 시민 여망에 대해 원주시의 전향적인 결단을 강력히 촉구한다"라고 말했다.
byh@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