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클랜드=연합뉴스) 고한성 통신원 = 뉴질랜드를 대표하는 세계적인 낙농기업 폰테라의 사장(CEO)이 올해 연봉으로 832만 뉴질랜드 달러(약 68억 원)를 받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거센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액수가 많아도 너무 많다는 게 골자다.
먼저 포문을 연 건 지난 23일 총선에서 과반 의석 확보에 실패한 국민당과 노동당 모두로부터 연정 참여 요청을 받는 뉴질랜드제일당의 윈스턴 피터스 대표였다.
그는 26일 뉴질랜드 언론에 전날 공개된 테오 스피어링스 폰테라 사장의 연봉에 대해 '뚱보 고양이 연봉'이라고 비꼬면서 주주들이 사장과 이사들이 받는 봉급에 대해 말을 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재신더 아던 노동당 대표도 "사람들이 그의 봉급을 보면 눈물이 날 것으로 생각한다. 누구보다 주주들이 크게 느끼는 게 있을 것"이라며 비판에 가세했다.
일반인들도 폰테라 사장의 봉급이 공개되자 큰 분노를 표시했다.
일부는 방송 등에 전화를 걸어 스피어링스 사장의 봉급에 불만을 표시하면서 그런 돈이 필요한 사람은 농민들이라고 말했다.
폰테라에 납품하는 사람이라고 밝힌 한 시민은 폰테라가 사장에게 그렇게 많은 봉급을 줌으로써 뉴질랜드인들의 신뢰를 저버렸다며 분노를 표시했다.
다른 이들도 사장 봉급이 너무 과도하다며 성과급은 우유를 생산하는 농민들이 나누어 가졌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스피어링스 사장의 연봉은 기본급 246만3천 달러, 수당 17만36달러, 성과급 568만7천 달러 등으로 독립성을 가진 위원회가 비슷한 규모의 24개 호주회사를 참고해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그가 이번에 받은 연봉은 지난해 연봉 466만 달러에서 무려 78.5%나 오른 것으로 주급으로 환산하면 16만 달러나 된다. 전업 뉴질랜드 직장인들의 중간 주급은 1천94달러다.
비판이 쏟아지자 존 윌슨 폰테라 회장은 스피어링스 사장과 경영진이 약 20억 달러의 현금과 운전자본을 창출해냈다며 "이런 액수가 뉴질랜드 시각에서 보면 많은 돈이지만 국제적인 관점에서 보면 세계적인 경영인들이 받는 돈의 범주 안에 들어가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농민들의 협동조합 형태로 이루어진 폰테라는 세계 6번째 매출 규모를 자랑하는 다국적 낙농기업으로 네덜란드 출신의 스피어링스 사장은 지난 2011년부터 경영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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