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외무부 한반도 특임대사와 회담 예정…북핵위기 중재 러 노력 일환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북한의 대미외교 핵심 실무자인 최선희 외무성 북미 국장이 26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에 왔다.
전날 항공편으로 평양에서 러시아 극동 블라디보스토크에 도착한 최 국장은 이날 낮 현지를 출발해 오후 1시 45분께 모스크바 남쪽 브누코보 국제공항에 내렸다.
최 국장은 방문 목적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러시아 외무성하고 협상하기 위해서 왔다"고 간단하게 답한 뒤 주러 북한 대사관이 마련한 차량에 올라 모처로 이동했다.
최 국장의 방러는 미국과 북한 간 강경 대결로 고조된 한반도 위기 해결 중재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러시아 측의 초청으로 이루어졌다.
최 국장은 모스크바에서 올레그 부르미스트로프 러시아 외무부 특임대사와 회담할 예정이다.
한반도 문제 담당 특임대사로 북핵 6자회담 차석대표를 맡고 있는 부르미스트로프는 지난 7월 말 방북해 자국이 마련한 한반도 위기의 단계적 해결 방안을 제시하고 북한 측의 입장을 타진한 바 있다.
러시아 외무부는 "최 국장과의 모스크바 회담이 비공개로 이루어질 것"이라면서 정확한 회담 일자와 장소는 공개하지 않았다.
러시아의 최 국장 초청은 한반도 위기 중재를 위한 적극적 노력의 하나로 해석된다.
러시아는 최근 한반도 위기가 무력 충돌 직전 수준까지 고조된 데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며 북핵 협상 중재에 적극적으로 나서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러시아는 앞서 이달 12일 조셉 윤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를 모스크바로 초청했고, 윤 대표는 이고리 모르굴로프 러시아 외무차관과 회담하고 한반도 문제를 논의했다.
윤 대표와 모르굴로프는 각각 북핵 6자회담 미국과 러시아 측 수석대표를 맡고 있다.
미국과 북한 측과의 연이은 접촉을 통해 양국의 심중을 파악한 러시아는 앞서 제안한 한반도 사태 해결 '로드맵'(단계별 문제 해결 구상)을 바탕으로 당사국들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들이는 중재를 시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러시아는 그동안 대북 고강도 제재와 군사적 압박을 자제하고 지난 7월 초 러-중국 양국이 함께 제안한 로드맵에 근거해 한반도 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왔다.
러-중 로드맵은 북한이 추가적인 핵·탄도미사일 시험을 중단하겠다고 발표하고 핵과 미사일의 비확산을 공약하면 한·미 양국도 연합훈련을 축소하거나 중단하는 1단계에서부터 한반도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대체하는 2단계를 거쳐 다자협정을 통해 한반도 비핵화와 동북아 지역 안보체제 등을 논의하는 3단계로 이행해 가는 단계별 구상을 담고 있다.
cjyo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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