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의 당' 기자회견…"도쿄도지사로서 총선에 임할 것"
민진당, 신당과 협력 모색속 非자민 야권 결속 가속
(도쿄=연합뉴스) 김정선 특파원 = 다음 달 총선을 앞두고 일본 정치권이 선거체제로 돌입한 가운데 '태풍의 눈'으로 주목받고 있는 고이케 유리코(小池百合子) 도쿄도지사의 신당이 27일 본격적으로 활동을 개시했다.
교도통신과 NHK 등에 따르면 신당 '희망의 당' 대표를 맡기로 한 고이케 지사와 창립 멤버들은 이날 기자회견을 하고 '관용적인 개혁보수' 정당을 목표로 한다는 내용의 강령을 발표했다.
고이케 지사는 "속박이 없는 정치, 과감한 개혁을 쌓아 나가는 새로운 정치를 위해 일본을 리셋(reset)하기 위해 창당한다"고 밝혔다. 이는 기성 정치 타파를 목표로 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NHK는 분석했다.
그는 "지금 이 시기에 일본을 리셋하지 않으면 국제간 경쟁, 일본의 안보 등을 충분히 지킬 수 없는 것 아닌가"라고 반문하기도 했다.
이어 신당에 대해 "위기감을 공유하는 동료가 모였다"며 "관용적 개혁 정신에 불타는 보수로 새로운 정당"이라고 강조했다.
고이케 지사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의 중의원 해산 방침 발표에 대해 "북한이 이런 상태인 시기에 정치 공백이 생긴다는 점이 좋을 리가 없다"고 비판했다.
그는 그러나 "도쿄올림픽도 도지사로서 진행할 것"이라며 "이번에는 도지사가 선두에 서서 일본 전체를 변하게 하고 지켜간다는 두 가지 점을 어필해 어디까지나 도지사로서 싸움에 임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신당은 '비(非)자민, 비(非)민진'을 내걸고 현직 국회의원과 지방의원 등에게 결집을 호소해 전국에서 100명 이상의 후보자를 내세울 방침이라고 통신은 전했다.
기자회견에는 고이케 지사의 측근인 와카사 마사루(若狹勝) 중의원과 민진당에서 탈당한 호소노 고시(細野豪志) 중의원, '일본의 마음을소중히 하는 당'에서 탈당한 나카야마 교코(中山恭子) 참의원 등 10여명이 함께했다.
신당 강령에는 국민의 알 권리를 지키기 위해 정보공개를 철저히 하고 평화주의 하에서의 현실적 외교·안보정책을 전개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이런 가운데 아사히신문은 고이케 지사 신당에 최소 12명의 현직 의원이 참가, 10월 총선 입후보를 검토하고 있고 제1야당인 민진당을 비롯 각 정당에서 공인 후보로 내정된 정치 신인과 전직 의원 등 11명도 탈당 후 신당 참가를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민진당의 마에하라 세이지(前原誠司) 대표는 전날 밤 고이케 지사와 만나 10월 총선과 관련해 신당과의 합류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보도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의 중의원 해산 방침 표명에 따라 다급해진 민진당은 오자와 이치로(小澤一郞) 대표가 이끄는 자유당과의 협력도 모색하고 있다.
마에하라 대표는 전날 최대지원단체인 렌고(連合) 관계자와 당 주요간부를 연이어 만나 "신당과의 협력을 모색하지 않으면 안 된다"며 "시간이 없다"고 말했다.
니혼게이자이는 "공산당을 제외한 야당세력을 결집하면 여당에 대항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돼 정권 교체가 가능해질 수 있다"고 관측했다.
그러나 고이케 지사는 민진당과의 협력 방안에 신중한 입장이고, 민진당 내부에서도 반발이 강한 것으로 알려져 주목된다.
극우성향의 산케이신문은 총선을 앞두고 민진당에서 해체론이 급부상했으며 소속 의원들이 고이케 지사의 신당에 개별적으로 합류해 역시 비(非)자민 세력을 만드는 구상이 제기됐다고 보도했다.
고이케 지사는 25일 후지TV 프로그램에 출연, 총선 후 국회에서 총리 지명 선거가 열린다면 어느 정당을 선택할 것인가를 묻자 자민당과 연립 여당인 공명당의 야마구치 나쓰오(山口那津男) 대표라고 답했다.
'희망의 당'은 이미 지난 2월 상표등록이 출원돼 이달 1일 등록된 것으로 전해졌다.
js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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