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사회시민회의 "정부가 노동이사제 통해 노조 강성화 부추겨"…비판 토론회
(서울=연합뉴스) 권영전 기자 = 국민은행 노조가 주주제안 형식으로 KB금융지주 사외이사를 추천하자 보수단체 주최 토론회에서 '금융산업이 노치(勞治)에 흔들려서는 안 된다'는 비판이 쏟아져나왔다.
최준선 성균관대 명예교수는 바른사회시민회의 주최로 27일 오후 서울 중구 프란치스코회관에서 열리는 '노치에 흔들리는 금융권' 토론회에서 주제발표를 맡아 이 같은 노조의 행동을 비판할 계획이다.
최 교수는 미리 배포한 발표문에서 "노조가 조직원 중 주주인 사람들을 활용하는 것은 불법과 위법은 아니지만, 주주 개인이 판단할 문제를 조직을 활용해 표를 모은다는 점에서 비난의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노조의 사외이사 추천 행위가 노조 본래의 임무와 기능을 위반할 소지가 크고, 노조의 존재 이유에도 의문을 갖게 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KB금융지주는 외부인을 사외이사로 추천했다는 점에서 노동이사제를 채택한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앞으로) 노조 내에서 특정인을 사외이사로 임명한다면 노동자의 경영참여제도가 굴절·왜곡돼 노조의 독립성과 노동자 간 연대를 약화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토론을 맡은 김이석 시장경제제도연구소장은 "금융권이 관치에 이어 노치에 휘둘린다는 우려가 쏟아져나오고 있다"며 "근로자이사제가 도입되면 금융권 노조가 이를 통해 경영진의 혁신 노력을 효과적으로 봉쇄할 수 있을 것이고 그렇게 되면 한국의 금융산업은 도태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소장은 금융권 노조의 입김이 강력해지면 경영진들도 노조와 이면합의 등 야합을 할 가능성이 있어 노조 내부의 강경노선 투쟁이 더 거칠어질 것이라고도 예상했다.
김선정 동국대 법학과 교수는 "유럽 등에서 노동이사제도가 실시되기는 했지만, 이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처럼 단순한 구조가 아니고 일부 국가에서는 실패했다"며 "지금까지 노조의 활동방향·행동양식으로 볼 때 강성노조가 이를 주도할 경우 과도한 경영간섭과 부당한 요구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토론회를 주최한 바른사회시민회의는 "친노동 정부가 근로자이사제 등을 통해 노조의 강성화를 부추기고 있다"고 성토했다.
국민은행 노조는 이사회의 활동을 감시하겠다며 시민단체 비례민주주의연대 공동대표인 하승수(49) 변호사를 KB금융지주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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