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고도 진 총선後 18년차 당수에 책임론
(서울=연합뉴스) 고형규 기자 = 독일 집권 기독민주당(CDU)의 당수인 앙겔라 메르켈 총리를 향해 당 일각에서 당수직을 내놓으라는 요구가 나왔다고 일간 디벨트가 26일(현지시간) 전했다.
이 보도에 따르면 당내 우파 당원 모임인 자유보수출발(FKA)의 알렉산더 미츄 대표는 당에 새로운 자극을 불어넣는 것이 매우 중요할 것이라면서 메르켈 당수가 다시 총리가 됐을 경우 총리실이 당을 더는 지배할 수 없게끔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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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츄 대표는 그러곤, 가장 오랜 의원 경력을 지닌 최고령 볼프강 쇼이블레 재무부 장관이나 '포스트 메르켈'을 노리는 옌스 슈판 재무부 차관, 기민당과 자매 보수당인 기독사회당(CSU) 연합의 중소기업담당 대표인 카르스텐 린네만 의원을 차기 당권 적임자로 거명했다.
FKA는 총선 투표 당일이던 지난 24일 이미 총리실과 당수직의 분리를 요구한 바 있다. 더불어 이 조직은 당의 좌클릭에 중대한 책임이 있다면서 페터 타우버 사무총장의 사퇴를 함께 촉구했었다.
FKA의 이런 주장은 CDUㆍCSU 연합이 이번 총선에서 1949년 첫 총선을 제외하곤 사상 최저 득표율에 그친 것이 당의 좌경화와 메르켈의 인기 하락에 기인한다는 판단을 깔고 있다.
메르켈 총리는 2000년 당이 정치자금 추문 위기에 몰려 변모하던 과정에서 당수에 올라 18년 차를 지나고 있다. 그에게 당수직을 넘겨준 이는 당시 헬무트 콜 전 총리의 '황태자'로도 불린 쇼이블레 현 재무장관이었다. 메르켈은 과거 자신의 정치적 후견인이기도 했던 콜 전 총리에 이어 가장 오랫동안 당수직을 유지하고 있다. 콜은 1973년부터 1998년까지 무려 25년 5개월 가까이 당수를 지냈다.
한편, 독일 정치권과 언론은 기민당의 차기 총리 후보군으로는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58) 국방부 장관, 토마스 데메지에르(63) 내무부 장관, 율리아 클뢰크너(44) 부당수, 옌스 슈판(37) 재무차관, 아르민 라셰트(56)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 주총리, 안네그레트 크람프-카렌바우어(54) 자를란트 주 총리 등을 꼽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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