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검찰, '삼성 뇌물'과 별개로 자금세탁 초점 맞춰 독자 수사
검찰 "최씨 일가 자금 출발점까지 포함해 다양한 부분 들여다봐"
(서울=연합뉴스) 차대운 고동욱 기자 = 박상기 법무부 장관은 28일 "최순실씨의 부정축재 재산 진상 규명과 철저한 환수를 위해 다각도로 노력 중이며 앞으로도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국 검찰과 법무부의 사법공조 요청을 계기로 독일 검찰은 자금세탁 혐의에 초점을 맞춰 최씨 일가의 독일 내 재산의 '뿌리'까지 추적 중인 것으로 알려져 최씨 일가 부정축재 및 해외 은닉 의혹의 진상 규명에 중대 진전이 있을지 주목된다.
박 장관은 연합뉴스-연합뉴스TV와 인터뷰에서 "(최씨의) 국내 재산 중 미승빌딩은 (압류로) 확보가 됐고, 해외 재산에 대해서는 특히 독일과 수사 공조를 통해 환수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검찰은 최씨가 박근혜 전 대통령과 공모해 삼성그룹으로부터 승마 훈련 지원 명목으로 약 78억원의 뇌물을 받았다고 보고 그를 재판에 넘겼다.
서울중앙지법은 지난달 25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1심 재판에서 선수 및 말 수송용 차량 대금 5억원을 제외한 72억원은 뇌물에 해당한다는 판결을 내렸다.
이런 가운데 독일 검찰은 한국 검찰과 법무부의 사법공조 요청을 계기로 최씨 일가의 독일 내 자금세탁 의혹 전반을 수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법무부와 검찰은 독일 측 요청에 따라 최씨 일가의 국내 재산 자료 등을 여러 차례에 걸쳐 독일 당국에 보낸 상태다.
삼성 뇌물 의혹과 관련한 한국의 사법공조 요청이 수사 착수의 계기가 됐지만, 독일 당국이 최씨 일가의 자국 내 범죄 혐의에 초점을 맞춰 사실상 별도의 수사를 전개하고 있다는 것이다.
박 장관은 "구체적인 진행 내용에 대해서는 조약과 외교 관계상 비밀 유지 의무가 있다"면서도 "독일 측에서는 최순실의 돈세탁 문제가 주된 (수사) 타깃이라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최씨의 국내 범죄 혐의와 별개로 독일 검찰의 수사 결과에 따라 최씨의 독일 내 재산 규모와 형성 경위 등이 밝혀질 가능성에 기대를 걸고 있다.
해외 재산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 관계자는 "우리는 현재 범죄 혐의와 연관이 없으면 수사할 수 없지만, 독일에선 자금세탁 경위를 넓고 깊게 들여다보는 것으로 안다"며 "자금 출발점까지 포함해 다양한 부분을 들여다보는 것 같다"고 전했다.
법조계에서는 독일 검찰의 수사 결과에 따라 최씨 부친인 최태민씨 시절부터 이들 일가가 독일에 보낸 자금 규모가 밝혀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최태민씨는 박정희 정부 시절 10대인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유사종교로 접근해 측근이 되고 나서 막대한 재산을 쌓았고 이를 자녀들에게 물려줬다는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최태민씨는 박정희 정부 시절 유력 관변단체인 구국봉사단 총재를 지냈다.
최씨는 국내 한 대학 영문과 청강생이었다가 1979년 독일로 유학을 떠나 현지에서 활발한 경제 활동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씨 일가 부정축재 의혹은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수사 대상에도 오른 바 있다. 특검팀은 기간 제약 등으로 최씨의 국내 재산이 228억원인 것을 비롯해 최씨 일가의 국내 재산이 2천730억원이라는 사실을 밝힌 뒤 나머지 의혹 수사는 검찰에 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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