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자모임, 부산→서울 486㎞ 도보 행진…"국가가 사과해야"
(서울=연합뉴스) 최평천 기자 = 인권유린 행위로 악명이 높았던 옛 형제복지원 피해자들이 진상규명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며 22일간 진행한 국토대장정을 27일 마무리했다.
형제복지원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피해 생존자모임은 이달 6일 1975년 형제복지원이 있었던 부산 사상구에서 대장정을 시작해 이날 오후 4시께 서울 청와대 앞에 도착했다.
22일을 쉬지 않고 걸어온 이들의 얼굴은 새까맣게 타고 피곤해 보였지만, 폭죽을 터뜨리고 박수를 치며 서로를 격려했다.
이들은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형제복지원 사건은 과거의 문제가 아니라 미래를 위한 모두의 것"이라며 "국가가 과거의 잘못을 뉘우치고 피해자들에게 진심으로 사과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어 "2017년 대한민국은 변했고, 변화에 대한 열망으로 가득 찼다. 하지만 '형제복지원 특별법'은 여전히 제대로 논의되지 않고 있다"며 "특별법을 제정해 진상규명을 통해 억울한 죽임을 당한 피해자들의 한을 풀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종선 생존자모임 대표는 "대장정 과정에서 자발적으로 후원해주고 즉석에서 후원금을 내준 시민들에게 감사하다"며 "우리가 상식적으로 살아갈 수 있을 때까지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들은 부산에서 출발해 하루 8시간씩 총 486.44㎞를 걸었으며 김해, 대구, 김천, 대전, 세종, 공주, 천안, 안산, 광명을 지나 청와대에 도착했다.
pc@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