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포폰 쓰고 회유하고…뇌물수수 혐의 청송군수 증거 인멸 의혹

입력 2017-09-27 1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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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포폰 쓰고 회유하고…뇌물수수 혐의 청송군수 증거 인멸 의혹



(청송=연합뉴스) 손대성 기자 = 뇌물수수와 업무상횡령 등 혐의를 받는 한동수 경북 청송군수가 증거를 없애려 한 정황이 경찰 수사에서 드러났다.

증거 인멸은 중대한 구속사유가 될 수 있음에도 경찰이 신청한 한 군수 구속영장을 검찰이 기각해 사건을 둘러싼 의문이 커지고 있다.

27일 청송군 등에 따르면 경북지방경찰청이 한동수 청송군수 수사에 착수한 것은 올해 1월 말부터다.

경찰 조사 결과 한 군수는 지난 2월께 공용 휴대전화 부품을 하드디스크 파쇄기로 파손해 내용을 지우고서 새 휴대전화를 쓴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은 그가 다른 사람 이름으로 된 이른바 대포폰을 사용해 주변 사람과 통화한 정황을 포착했다.

한 군수는 2014년 12월부터 2017년 1월까지 청송사과유통공사 사장 A씨에게서 명절 떡값, 해외여행 경비 등 명목으로 3천250만원을 챙긴 혐의 등을 받고 있다.

또 경찰 출두를 앞두고는 대구 등에서 수차례 A씨와 만나 "나와 관계없는 일로 해달라"란 취지로 회유했다고 한다.

한 군수는 A씨와 만났을 때는 돈을 받은 사실을 인정했음에도 조사 때는 돈을 받은 적이 없다며 부인했다고 경찰은 밝혔다.

경찰은 이와 관련한 증거를 확보한 것으로 전해진다.

한 군수는 사과유통공사 사장에게서 뇌물수수 외에도 군의원 3명이 내야 할 사과값 5천300만원과 국회의원이 부담해야 할 사과값 1천376만원을 군 예산으로 내주는 등 모두 6가지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수사기록과 증거 인멸을 바탕으로 한 군수 구속영장을 2회 신청했으나 검찰은 연거푸 구속 수사 필요성이 적다며 기각했다.

이 때문에 청송 주민 사이에선 "검찰이 군수를 봐준 것이다"란 소문이 나돌고 있다.

연합뉴스는 한 군수 의견을 듣고자 수차례 통화를 시도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

청송사과협회 등 청송 일부 농민단체는 27일 청와대와 행정안전부에 "군수, 군의원 등이 대거 연루된 비리 의혹을 제대로 수사하라"며 주민 1천여명이 서명한 진정서를 제출했다.

서인환 청송사과협회장은 "수사기관이 비리 관련자를 구속하고 청송사과유통공사가 새 경영인정 체제를 갖추기를 바라는 뜻에서 진정서를 냈다"고 설명했다.

sds123@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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