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농구리그 고려대와 결승서 맹활약…MVP 수상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허재 둘째 아들', '허웅 동생'
연세대 허훈(22)에겐 항상 이런 꼬리표가 붙어 다녔다.
그는 슈퍼스타 허재 감독의 아들로 대중에 알려졌고, 두 살 터울의 형 허웅(24·원주 동부)과 비교됐다.
'농구 대통령' 아버지와 '차세대 스타' 형을 둔 탓에 고초도 많이 겪었다.
경기에서 부진하면 늘 곱지 않은 시선이 따라왔고, 주변의 과도한 기대로 인해 스트레스도 많이 받았다.
지난해 5월 처음으로 태극마크를 달았을 때도 그랬다.
그는 프로 주요선수들이 대표팀에 합류하지 않아 대체선수 성격으로 대표팀에 승선했는데, 주변에선 특권을 받았다며 비난했다.
당시 한 농구인은 "허훈은 대학 농구에서 자신의 기량을 충분히 보여줬지만, 허재 감독의 아들이라는 이유로 역차별을 많이 받았다"고 전했다.
허훈은 프로 데뷔를 앞두고 치른 대학농구리그에서 그동안의 울분을 모두 쏟아냈다.
그는 26일 '맞수' 고려대와 챔피언결정전 1차전에서 14점 14어시스트 6리바운드로 맹활약하며 83-57 대승을 이끌었고, 27일 서울 연세대 체육관에서 열린 고려대와 2차전에서 19점 9어시스트 3스틸을 기록하며 70-61 승리의 주역이 됐다.
그는 당당히 최우수선수(MVP)에 오르며 '허재 둘째 아들', '허웅 동생'의 꼬리표를 뗐다.
유종의 미를 거둔 허훈은 "그동안 몸이 좋지 않았는데, 이번 대회를 준비하면서 1학년 때 가졌던 패기를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했다"라며 "프로에서는 어느 팀에서든 자신 있는 플레이를 펼치겠다. 허훈다운 플레이를 보여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허훈은 다음 달 30일에 열리는 2017 KBL 국내 신인선수 드래프트를 통해 더 큰 무대로 전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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