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만에 모두 집행…작년에는 한해 총 82명 사형
(제네바=연합뉴스) 이광철 특파원 = 최근 이라크에서 테러 혐의 유죄로 사형이 선고된 42명이 한꺼번에 교수형을 당한 것으로 알려지자 유엔이 법 집행 절차를 문제 삼으며 우려를 표명했다.
자이드 라드 알 후세인 유엔 인권 최고대표는 27일(현지시간) 성명에서 "하루 만에 42명이 처형됐다는 사실에 놀랐다"면서 "이라크 정부가 더 많은 수감자들을 이렇게 처형하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는 것에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42명의 사형을 집행하는 과정에서 모두에게 엄정한 법적 절차가 적용되고 공정한 재판, 방어권이 제대로 보장됐는지 매우 의심스럽다고 덧붙였다.
사형 집행은 이달 14일 수니파가 이라크 시아파 지역인 나시리야에서 자살 폭탄 공격을 감행해 최소 60명이 숨지는 사건이 발생한 뒤 테러에 강력하게 대응할 것을 요구하는 여론이 높아지자 열흘만인 24일 전격적으로 이뤄졌다.
사형이 집행된 42명은 이라크 군경 살해, 차량 폭탄 공격 등의 혐의로 유죄가 선고된 것으로 알려졌다.
국제앰네스티에 따르면 이라크에서는 지난해 모두 88명의 사형이 집행됐는데 하루 만에 42명의 사형이 집행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이라크 정부는 나시리야에 있는 6천여명의 수감자 가운데 1천200명이 사형을 선고받았고 밝혔다.
자이드 대표는 대규모로 이뤄지는 사형 집행이 국제 사회에 큰 우려를 불러오고 있다면서 이라크 정부에 중단을 촉구했다.
그는 테러범에 대해서는 명확하게 책임을 물어야 하지만 사형을 선고할 수 있는 범죄 행위를 폭넓게 규정한 이라크의 대테러법이 엄격한 법률적 요건을 갖췄는지 의문이 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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