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서에 납품 수량 기재 의무화…대규모유통업법 시행령안 입법예고
(세종=연합뉴스) 민경락 기자 = 앞으로 대형마트 등 대형유통업체가 납품업체에 상품을 주문할 때는 반드시 계약서에 수량을 기재해야 한다.
과징금 결정의 기준이 되는 '관련 납품대금'의 정의도 개선해 관련 납품대금이 불명확하다는 이유로 제재 수위가 낮은 정액 과징금이 부과되는 규제 공백을 최소화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8일 이런 내용의 대규모유통업법 시행령 개정안을 11월 7일까지 입법 예고한다고 밝혔다.
시행령 개정안에는 대형유통업체가 납품업체에 일정 수량의 상품을 주문할 때 반드시 계약서에 수량을 기재하게 하는 내용이 담겼다.
지금까지 대형유통업체가 납품업체에 상품을 주문할 때 계약서에 수량을 적지 않는 사례가 대다수였다.
특히 TV홈쇼핑은 짧은 기간에 주문과 판매가 이뤄지는 탓에 주문 수량을 적지 않는 것이 관행화돼있다.
이런 경우 과잉주문에 따른 재고 위험을 '을'인 납품업체가 부담하는 경우가 많다.
대형유통업체가 팔리지 않은 제품을 일방적으로 부당 반품해 납품업체가 손해를 봐도 계약서에 주문 수량 근거가 없어 피해 구제도 쉽지 않았다.
과징금 상한액 결정의 기준이 되는 관련 납품대금의 정의는 '위반행위를 한 기간 구매한 관련 상품의 매입액'에서 '위반행위와 관련된 상품 매입액'으로 개선된다.
기존 기준으로 법 위반 기간이 없는 일회성 불공정행위나 법 위반 기간 구매 행위가 없는 불공정행위에 대해서는 관련 납품대금을 산정할 수 없다는 지적을 반영한 것이다.
관련 납품대금 산정이 불가능할 때는 최대 5억 원의 정액 과징금이 부과되는데 법 위반행위가 중대한 사안의 경우 과징금 수위가 상대적으로 낮게 결정된다는 문제가 있었다.
지금까지 고시 규정 사항이었던 과징금 부과 여부 판단 기준, 과징금 산정기준의 개괄적 내용 등은 시행령으로 격상해 규정하기로 했다.
문재호 공정위 유통거래과장은 "시행령 개정으로 대형유통업체의 구두 발주 관행이 개선돼 납품업체의 피해가 줄고 과징금 산정·부과도 더 합리적으로 투명하게 이뤄질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rock@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