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한성간 기자 = 식욕을 조절하는 핵심 뇌세포가 영국 연구팀에 의해 최초로 발견됐다.
영국 워릭(Warwick)대학 생명과학대학의 니컬러스 데일 신경과학 교수는 에너지를 조절하는 뇌 부위에 자리 잡고 있는 띠뇌실막세포(tanycyte)가 식욕을 조절하는 핵심 기능을 수행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고 사이언스 데일리가 27일 보도했다.
이 뇌세포는 우리가 섭취한 음식에 함유된 영양소를 탐지, 그 정보를 직접 에너지 조절 부위에 전달한다고 데일 교수는 밝혔다.
띠뇌실막세포는 특히 혀와 식도에 분포하는 미각 감지 세포의 집합체인 미뢰(味雷: taste bud)에서 '우마미' 맛(아미노산)을 감지하는 동일한 수용체를 통해 섭취한 음식 속의 아미노산을 탐지한다고 그는 설명했다.
띠뇌실막세포의 반응을 가장 크게 유발하는 아미노산은 아르기닌과 라이신으로 밝혀졌다.
따라서 이 두 가지 아미노산은 만복 느낌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다고 데일 박사는 말했다.
그의 연구팀은 화학반응을 관찰할 수 있도록 형광 색소를 입힌 아르기닌과 라이신에 띠뇌실막세포를 노출시켰다. 그러자 3초도 안 돼 띠뇌실막세포는 이를 감지하고 그 정보를 식욕과 체중을 조절하는 외부위로 전달했다.
아미노산에서 나오는 신호는 미뢰의 '우마미' 수용체가 직접 감지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 수용체를 제거하거나 차단하자 띠뇌실막세포는 더 이상 아미노산에 반응하지 않았다.
이 연구결과는 더욱 효과적인 다이어트 방법을 개발할 수 있는 길을 열어 줄 것으로 보인다.
아르기닌과 라이신은 돼지 목살, 쇠고기 등심, 닭고기, 고등어, 자두, 살구, 아보카도, 렌틸콩, 아몬드 등에 많이 들어있다.
또 띠뇌실막세포를 직접 활성화시켜 식욕을 억제하는 방법도 찾아낼 수 있을 것으로 데일 교수는 전망했다.
띠뇌실막세포는 중추신경 뇌실계의 내면을 덮고 있는 일종의 상피세포로 돌기를 지니고 있고 이 돌기는 신경조직 안쪽으로 뻗어 있다.
이 연구결과는 '분자 대사'(Molecular Metabolism) 최신호에 발표됐다.
sk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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