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서 동반 쇠락한 양대 정당 '간판'들 권력약화 어쩌나
(서울=연합뉴스) 고형규 기자 = 최근 독일 총선에서 역대 최악의 지지율을 기록한 중도좌파 사회민주당 마르틴 슐츠 당수가 자신이 원한 요직 인선에 실패했다고 일간지 쥐트도이체차이퉁(SZ)이 보도했다.
28일 SZ 보도에 따르면 선거 참패에 가장 큰 책임이 있는 슐츠 당수는 후베르투스 하일 사무총장을 제1원내부대표(선임 의회전권대표)에 앉히려 했지만 뜻을 이루지 못했다.
하일 사무총장은 지난 5월 선거사무 지휘 등에서 강점을 평가받아 카타리나 바를레이 후임으로 기용된 인물이다.
특히 슐츠가 지그마어 가브리엘 외교장관 대신 당수와 총리 후보로 등장한 이후 임명됐으므로 슐츠 체제를 대변하는 인물 중 한 명으로 간주된다. 바를레이가 가브리엘이 당수로 있을 때 임명된 여성 의원인 것을 고려하면 그 점은 더욱 뚜렷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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슐츠 당수는 그런 하일 사무총장을 제1원내부대표로 이동시키려 했지만 성공하지 못한 것이다. 이 자리는 원내대표와 함께 당의 의회정치를 조타하는 직무를 맡는다.
SZ는 제1원내부대표직은 야당에선 특별히 의미가 큰 자리라면서 슐츠가 권력약화를 우려할 것이라고 짚었다.
이번 인선 좌절은 당내 분파 간 권력 균형과도 관련된 사안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새 원내대표에 선임된 안드레아 날레스 노동장관이 당내 좌파로 분류되는 데 반해 하일 사무총장은 중도파로 평가받기 때문이다.
그 와중에 당내 우파에선 1998년부터 의원직을 유지한 예산전문가 카르스텐 슈나이더를 제1 원내부대표 적임자 중 한 명으로 제시했다고 SZ는 덧붙였다.
SZ는 2005년 프란츠 뮌테페링 당수 시절 그가 측근인 카요 바세르회펠을 사무총장에 임명하려다 실패한 뒤 사퇴했던 예화를 떠올리며 슐츠의 권력약화를 상징하는 사건으로 이번 사례를 다뤘다.
아울러 이번 총선에서 1당 유지에는 성공했지만 1953년 이래 최저 득표율을 기록한 기독민주당에서도 당수인 앙겔라 메르켈 총리에게 당수직을 내놓으라는 요구가 나왔다고 일간 디벨트가 보도한 바 있다.
당내 우파 당원 모임인 자유보수출발(FKA)의 알렉산더 미츄 대표는 당에 새로운 자극을 불어넣는 것이 매우 중요할 것이라면서 메르켈 당수가 다시 총리가 됐을 경우 총리실이 당을 더는 지배할 수 없게끔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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