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전환, 많은 이해관계로 객관적 토론 쉽지 않지만 장점 많아"
(서울=연합뉴스) 김동현 기자 = 새 정부의 탈(脫) 원전 정책과 관련, 비교 대상으로 자주 거론되고 있는 독일 정부의 관계자가 자국 에너지 정책에 대한 일부 한국 언론의 보도가 사실과 다르다고 지적했다.
슈테판 아우어 주한독일대사는 28일 전력산업연구회와 대한전기학회가 주최한 '에너지전환 정책에 따른 전력분야 대응방안 대토론회'에서 "독일 정부의 탈원전 정책에 대해 한국 언론에서 자주 듣는 편견을 제거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아우어 대사는 독일이 탈원전 이후 이웃 국가로부터 전력을 수입하게 됐다는 주장이 틀렸다며 "팩트는 독일은 2003년 이후 전력 순수출국이며 점점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총 전력생산의 8.6%를 오스트리아, 프랑스, 스위스, 네덜란드 등 이웃 국가로 수출했다"며 "특히 프랑스, 스위스, 네덜란드는 원전을 갖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독일 전력비용이 에너지전환 이후 폭발적으로 증가했다는 주장에 "팩트는 재생에너지는 경쟁력이 있고 화석연료나 원자력보다 저렴하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재생에너지 확장으로 전력거래 가격이 하락했다"며 "최종 소비자 가격이 증가한 것은 모든 가게가 지불해야 하는 재생에너지 부담금 때문인데 부담금은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줄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우어 대사가 제시한 자료를 보면 독일은 전기요금에 부과하는 재생에너지 부담금이 2013년 ㎾h당 5.28유로센트에서 2017년 6.88유로센트로 늘었다.
하지만 전력시장 평균 거래가격은 2013년 5.27유로센트에서 2017년 2.68센트로 하락했다.
그는 "원전은 시간이 지날수록 비용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며 "원전 해체나 핵폐기물 비용 등이 있어서 소비자와 후속 세대에 비용이 부과된다"고 말했다.
또 독일이 추운 날씨와 최대 전력수요 증가로 전력 공급난을 겪었다는 지적에 "문제는 있었지만, 공급이 완전히 문제 되는 블랙아웃은 없었다"며 "전력저장 기술이 발전하면 이런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독일도 에너지전환에 대한 사회적 합의에 도달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렸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은 좀 더 논란이 있다고 생각하고 탈원전으로 피해 보는 기업은 분명 있다"며 "독일은 탈원전 결정을 이미 2000년대 초반에 내렸고 많은 기업이 장기간 계획하고 준비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에너지전환은 많은 이해관계가 관여되기 때문에 객관적인 토론이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에너지 자급자족, 시민 안전, 환경 보호, 일자리 창출, 기술 혁신 등 에너지전환에 따른 장점이 많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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