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정은 기자 = 전 세계적으로 매년 5천600만 건의 낙태가 이뤄지고 있으며 이 가운데 거의 절반은 안전하지 못한 방법으로 행해지고 있다고 세계보건기구(WHO)가 28일 밝혔다.
WHO와 미국 낙태 연구단체 구트마커연구소가 이날 영국 의학전문지 '랜싯'(Lancet)에 발표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2010∼2014년 전 세계에서 매년 5천570만 건의 낙태가 이뤄졌다.
특히 전체의 45%에 이르는 2천500만 건은 안전하지 못한 방법으로 이뤄졌다. 이 가운데 97%는 아프리카와 아시아, 라틴아메리카 개발도상국에서 일어났다.
이중 1천710만 건은 숙련된 조력자가 안전하지 않거나 구식 방법으로 수술하는 등 덜 안전한 방법으로 낙태한 경우다.
가장 안전하지 않은 경우로 분류된 나머지 800만 건은 독성물질을 삼키거나 철사를 삽입하는 등 숙련되지 않은 사람이 위험한 방법을 이용해 낙태한 사례였다.
안전하지 않은 낙태가 가장 많이 이뤄지는 아프리카에서는 4건 가운데 1건만 안전하게 시행됐다. 이에 따라 낙태에 따른 사망률도 높았다. 이번 연구와 같은 기간은 아니지만 서·중부 아프리카에서는 낙태에 따른 사망자가 10만건당 450명에 이른다고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여성이 안전하지 않은 낙태를 선택하는 데는 해당 국가의 낙태 정책과 안전한 낙태 수술 접근성과 비용 등이 영향을 미친다고 지적했다.
특히 엄격한 낙태 제한정책은 안전하지 않은 낙태 비율을 높이는 요인으로 지목됐다.
낙태가 완전히 금지되거나 임신한 여성의 생명이 위태로울 때만 허용되는 국가에서는 낙태 4건 중 1건만 안전한 방법으로 이뤄졌다.
이에 비해 낙태가 좀 더 폭넓게 허용된 국가에서는 10건 중 9건이 안전하게 시행됐다.
연구진은 의도하지 않은 임신과 안전하지 않은 낙태를 막기 위해서는 각국이 종합적인 성교육을 실시하고 안전하고 합법적인 낙태를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정책을 입안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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