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바, SK 등 한미일연합과 20조원에 반도체사업 매각계약(종합)

입력 2017-09-28 17:09   수정 2017-09-28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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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바, SK 등 한미일연합과 20조원에 반도체사업 매각계약(종합)

향후 10년간 SK하이닉스 의결권 제한하고 기밀정보 접근 차단

(서울=연합뉴스) 최현석 기자 = 혼전을 거듭한 끝에 SK하이닉스[000660]와 애플이 포함된 한미일 연합이 20조원 짜리 일본 반도체회사 '도시바메모리'를 품게 됐다.

도시바는 28일 미국 사모펀드 베인캐피털이 주도하고 한미일 3국의 IT회사들이 참여한 한미일 연합과 도시바메모리 매각계약을 체결했다.

도시바는 이날 도시바메모리 매각에 대한 이사회의 승인을 얻어 베인캐피털 주도로 만든 인수목적회사인 K.K. 판게아(Pangea)와 주식매매계약(SPA)를 체결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부채와 운전자금, 자본지출 추정치에 근거한 도시바 메모리 매각 금액은 2조 엔(약 20조3천억 원)이다. 한미일 연합에 참가한 SK하이닉스는 3천950억 엔(4조143억 원)을 투입한다.

다만 SK하이닉스는 향후 10년간 판게아나 도시바메모리 의결권 15%를 초과해 보유할 수 없다. 10년간 도시바메모리의 기밀정보에 대한 접근도 차단된다.

동종 업체인 SK하이닉스가 인수자에 참여해 독점금지법 심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점을 고려한 조치로 풀이된다.

도시바는 3천505억 엔을 재출자하며 일본 장비업체 호야도 270억 엔을 투자한다.

이에 따라 도시바 등 일본 기업이 판게아의 보통주 50% 이상을 확보하게 됐으며 향후로도 과반을 유지할 예정이다.

일본정부계 펀드 산업혁신기구와 일본정책투자은행도 향후 판게아나 도시바메모리에 투자할 의사를 표시했다. 이들은 도시바메모리를 제3자에 파는 것을 반대해온 미국 반도체회사 웨스턴디지털(WD)과 도시바 간 소송 문제가 해결된 후 출자에 참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베인캐피털은 2천120억 엔을 투자하며 애플과 델, 시게이트, 킹스턴 등 미국 IT회사 4곳은 4천155억 엔을 출자한다.

도시바메모리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판게아의 인수 이후에도 베인과 도시바메모리 경영진이 도시바 메모리 운영을 주도할 계획이다.

이와 별도로 판게아는 금융기관과 은행으로부터 약 6천억 엔의 대출을 확보할 예정이다.

도시바는 다음달 24일 임시주총을 열어 도시바메모리 매각을 확정할 계획이다.




이번 도시바메모리 매각은 도시바가 미국 원전자회사 웨스팅하우스의 7천억엔 부실로 채무초과 상태에 빠지자 자본확충 목적으로 시작됐다. 내년 3월까지 채무초과 상태를 해소하지 못하면 도시바가 도쿄증시에서 상장폐지될 위기에 처했기 때문이다.

인수전에는 베인캐피털과 SK하이닉스 등이 손잡은 한미일연합, 미국 사모펀드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와 WD가 주도한 신(新)미일연합, 대만의 훙하이정밀(폭스콘) 등 3개 진영이 경합했다.

지난 6월말 우선협상자로 한미일연합을 선정한 도시바는 8월말에는 WD가 포함된 신미일연합으로 우선협상자를 바꿨으나, 지난 13일 한미일연합과 협상진행 각서를 체결한 데 이어 20일 한미일연합에 팔겠다는 이사회 결정을 내놓았다. 막판에 애플 등 미국 IT기업이 가세하면서 한미일연합에 힘을 실어줬다는 평가가 나온다.

harriso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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