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은 강남 재건축 잡아라"…추석연휴에도 식지 않는 수주전

입력 2017-09-29 07:03   수정 2017-09-29 15:43

"남은 강남 재건축 잡아라"…추석연휴에도 식지 않는 수주전

(서울=연합뉴스) 김연정 기자 = '단군 이래 최대 재건축 사업'이라 불린 서울 서초구 반포주공1단지 수주전의 승자가 현대건설로 결정된 가운데, 건설사들이 추석 연휴 직후 줄줄이 이어질 서울 강남 재건축 수주를 따내기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건설사들은 내년에 부활하는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로 인해 수주 물량이 줄어들 것을 우려해 연내 최대한 수주 물량을 확보하는 데 '올인'한 상태로, 이사비 수천만원 무상 제공과 초과이익환수금 대납 등 '파격 조건'까지 등장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안에 남은 서울의 주요 재건축 수주전은 송파구 잠실 미성·크로바, 서초구 잠원동 한신4지구, 서초구 반포주공1단지 3주구 정도가 있다.

먼저 송파구 신천동 미성·크로바 재건축 조합은 10월 11일 총회를 열고 시공사를 선정할 예정이다.

이 단지는 열흘간의 추석 연휴로 인해 부재자 투표가 28일부터 시작됐으며, 총회 전에 부재자 투표에서 승패가 갈릴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건설사 관계자는 "반포주공1단지도 부재자 투표에서 전체 조합원의 80% 이상이 일찌감치 투표했고 이때 이미 승패가 갈리지 않았나. 연휴 시작 전에 투표권을 행사하고 고향에 가거나 여행을 떠나겠다는 조합원이 많은 것으로 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미성·크로바 재건축 시공권을 놓고는 잠실 롯데월드타워를 앞세워 '안방'을 사수하겠다고 나선 롯데건설과 잠실에 첫 '자이' 브랜드 단독 깃발을 꽂으려는 GS건설이 2파전을 벌이고 있다.








롯데건설은 반포주공1단지 못지않은 '파격 조건'을 제시하며 공격적인 경쟁을 벌여왔다. 재건축 조합에 '재건축 초과이익환수 부담금을 대납'해주겠다고 제안한 것이다.

롯데건설은 초과이익환수 적용을 받게 될 경우 ▲ 초과이익부담금 569억원을 지원해주거나 ▲ 공사비에서 569억원을 감액, 또는 ▲ 이사비 1천만원과 이주촉진비 3천만원 제공 등 세 가지 옵션을 제시하고 조합에서 선택하도록 했다.

그러나 '세금 대납'이 정부 정책을 무력화하려는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자 정부가 위법 여부 검토에 착수했다. 송파구청에서도 조합에 과도한 이사비 지원과 초과이익부담금 대납 등에 대해 시정명령을 내려 조합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겠다고 밝힌 상태다.

GS건설은 사업 자금 조달을 위해 본격적인 수주 경쟁에 앞서 일찌감치 NH 농협은행과 금융협약을 맺고서 안정적으로 사업을 이끌어갈 준비를 마쳤음을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위법 여부가 논란이 된 이사비 무상 제공이나 초과이익환수제, 분양가상한제 등과 관련해 특별한 조건은 내걸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미성아파트(1980년 입주)와 크로바아파트(1983년 입주)는 2016년 통합 조합 설립 인가를 받아 함께 재건축 사업을 추진 중이다. 기존 11개동 1천350가구가 재건축을 통해 지상 35층 아파트 14개동 1천888가구로 탈바꿈한다. 미성·크로바 재건축 사업의 공사비는 4천700억원 규모다.

서초구 잠원동 한신4지구 재건축단지에서도 롯데건설과 GS건설이 격돌한다. 이 단지는 10월 15일 총회를 열고 시공사를 선정할 예정이며, 부재자 투표는 추석 연휴 직후 진행된다.









한신4지구는 공사비가 1조원에 육박해 남은 재건축단지 중 가장 사업규모가 크다.

여기서도 롯데건설은 재건축 초과이익환수 부담금 대납을 제안했다. 올해 안에 관리처분인가를 접수하지 못할 경우 579억원의 부담금을 롯데건설이 지원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만약 연내 관리처분인가를 신청해 초과이익환수를 피할 경우 579억원을 공사비에서 감액해주거나 조합원 이주촉진비로 가구당 2천만원을 지원하겠다는 대안을 내놨다.

국토부는 이에 대해 위법 여부를 검토 중이어서 결과에 따라 그 내용이 시공사 선정의 주요 변수로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

이에 맞서는 GS건설은 반포지역에서 강세를 보여온 자이 브랜드를 내세워 이곳에 명품 단풍나무숲을 조성한 '신반포메이플자이'를 지어 반포에 1만여 가구에 달하는 '자이 브랜드 타운'을 완성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또 수주 전에 하나은행과 2조6천300억원(사업비 4천300억원, 이주비 1조4천억원, 중도금 8천억원)의 금융협약을 체결해 자금 조달 준비를 완료했음을 강조했다.

한신4지구는 신반포 8~11, 17차 단지와 공동주택 7곳, 상가 2곳 등을 통합해 재건축이 추진되고 있으며 기존 2천898가구가 지상 최고 35층 29개동, 총 3천685가구로 탈바꿈하게 된다.







최근 사업시행인가를 받아 재건축 초과이익환수를 피할 가능성이 커진 서초구 반포주공1단지 3주구도 내달 초 시공사 선정을 위한 현장설명회를 열고 사업자를 선정한다. 사업 속도를 높이기 위해 공동시행자 방식의 시공사를 선정키로 했다.

1·2·4주구에 비해 3주구는 규모가 작지만 반포 요지에 있어 대형 건설사들이 몰릴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로썬 현대산업개발이 가장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현재 전용면적 72㎡ 단일평형 1천490가구로 구성된 반포주공1단지 3주구는 재건축을 거치면 지상 35층 17개동 2천91가구로 탈바꿈하게 된다.

업계 관계자는 "건설사들은 내년부터 초과이익환수가 시행되면 재건축 사업이 당분간 중단될 가능성이 있어서 올해 안에 최대한 많은 사업을 수주하려고 '출혈 경쟁'을 불사하고 있다"며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없어 혼란만 키우는 이주비 적정 수준 등의 이슈들이 조속히 정리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yjkim84@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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