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지성림 기자 = 북한이 김정은 체제 들어 '과학기술 강국' 건설을 목표로 내세운 가운데 최근 분야별 과학기술 성과 발표회를 잇따라 열고 있다.
조선중앙통신은 지난달 21일 "전국 석탄공업 부문 과학기술 발표회가 북창지구 탄광연합기업소 남덕청년탄광에서 진행됐다"라며 석탄연구원, 순천지구 탄광연합기업소, 개천지구 탄광연합기업소, 국가과학원 산하 기관들, 김책공업종합대학, 평성 석탄공업대학 등의 교수 연구사들이 참가한 발표회에는 170여 건의 논문이 제출됐다고 밝혔다.
중앙통신은 같은 날 "제10차 전국 가설 및 착상 발표회가 동해지구와 서해지구로 나뉘어 함흥시와 사리원시에서 진행됐다"며 "발표회에서는 전력·금속·화학·석탄·철도운수를 비롯한 인민경제 여러 부문에서 주체화, 현대화, 과학화를 실현하며 정보공학, 나노기술, 생물공학 등 핵심 기초기술을 발전시키는 데 이바지할 수 있는 350여 건의 가설과 착상들이 소개됐다"고 전했다.
북한 매체의 보도에 따르면 지난달 12∼13일에는 전력공업부문 과학기술 발표회가 평양 과학기술전당에서 열렸고, 19∼22일에는 자연에너지 부문 과학기술 성과 전시회가 같은 장소에서 진행됐다. 또 지난달 13∼14일에는 북한 과학기술총연맹 주최로 섬유종이 부문 과학기술 발표회가 신의주 화학섬유공장에서 개최됐다.
지난 8월과 9월에 집계된 분야별 과학기술 발표회나 성과 전시회는 20여 차례를 웃돌고 있다.
최근 북한이 잇따라 개최하는 과학기술 발표회의 특징은 평양뿐 아니라 여러 지역에서, 특히 생산현장에서도 열린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더욱이 대학의 교수와 연구사뿐 아니라 관련 분야의 공장 등 생산현장의 기술자들이 함께 참석해 산학협력을 강화하는 모양새다.
이러한 산학연계의 강화는 국제사회의 대북제재로 선진기술을 받아들이기 어려운 상황에서 자력갱생을 위한 자체적 기술 마련과 이의 활용을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장철운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북한은 김정은 체제 들어 과학기술 및 교육 분야에 대한 투자를 부쩍 늘리고 과학기술 인재 양성에 힘을 쏟고 있다"라며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과학기술 발표회가 부쩍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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