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신유리 기자 = 스마트워치 돌풍으로 시들했던 스위스 시계의 몸값이 중국인 수요에 힘입어 되살아나고 있다.
28일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스위스 시계 업체 임원 60여 명 중 52%가 향후 1년간 업계 전망을 긍정적으로 봤다고 컨설팅 회사 딜로이트가 밝혔다.
이는 지난해 2%보다 크게 상승한 것으로, 2013년 이후 최고로 높은 수치다.
부진의 늪에 빠졌던 스위스 시계가 살아난 것은 명품 시장의 큰손으로 떠오른 중국인 고객 덕택이다.
최근 몇 년간 스위스 시계는 잇단 악재에 시달렸다. 최대 시장인 홍콩에서 재고 과잉 문제가 불거졌고 유럽에서는 테러 공포 탓에 매출이 급감했다.
IT 기능이 부각된 스마트워치가 등장한 것도 스위스 시계엔 먹구름을 드리웠다.
그러나 상황은 올해를 기점으로 반전됐다. 중국 수요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스위스시계연합(SWF)에 따르면 올해 1∼8월 수출이 지난해보다 1.2% 증가했으며, 이중 중국행 수출이 19% 올랐다.
시계 업체 주가도 뛰었다. 스와치그룹(Swatch Group)이 41.5%, 리치몬트(Richemont·리슈몽)가 47% 상승했다.
중국 수요가 는 것은 최근 수년간 소비 심리를 얼어붙게 했던 당국의 부패 척결 기조가 다소 누그러졌기 때문으로 딜로이트가 분석했다.
딜로이트는 "지난해 중국 법원에 기소된 부패 혐의 공무원이 전년보다 20% 줄면서 5년 만에 처음으로 감소세로 돌아섰다"면서 "중국 당국의 부패 척결, 뇌물 퇴출 캠페인이 전환점에 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반면 스위스 시계의 미국 수출은 올해 들어 8월까지 전년보다 5% 줄어들었다. 이는 애플이 내놓은 스마트워치에 시장 점유율을 빼앗겼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올해 1분기 미국에서 판매된 스마트워치 수량이 스위스 시계를 제쳤으며, 저가형 시계에서 특히 직격탄을 맞았다고 딜로이트는 분석했다.
스위스 시계 회사들은 그러나 전통적 디자인을 고수할 것으로 보인다. 활동적 스타일보다 전통적 스타일의 시계가 향후 12개월 동안 호응을 얻을 것이라고 답한 임원들이 42%에 달해 지난해 34%보다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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