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노이=연합뉴스) 김문성 특파원 =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의 부정축재 의혹에 대한 조사가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29일 현지 언론에 따르면 두테르테 대통령은 전날 저녁 방영된 국영 '국민 TV'와의 인터뷰에서 옴부즈맨 사무소와 소속 직원들의 부패 의혹을 조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옴부즈맨 사무소는 정부 관리들의 독직과 부패를 조사하고 민·형사상 행정 소추를 담당한다.
그는 옴부즈맨 사무소의 검찰관들이 경찰, 지방관료들로부터 독직 사건을 눈감아주는 대가로 뇌물을 받아왔다는 의혹을 거론하며 "옴부즈맨 사무소가 스스로 조사하지 않는다면 조사 권한을 가진 대통령으로서 조사위원회를 설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발언은 옴부즈맨 사무소가 두테르테 대통령 일가의 금융거래 내역 조사에 착수했다고 발표하고 에르네스토 아벨라 필리핀 대통령궁 대변인이 이 조사를 존중하겠다고 밝힌 다음 날 나왔다.
앞서 안토니오 트릴라네스 의원은 두테르테 대통령이 과거 필리핀 남부 다바오시 시장으로 재직할 때 은행 계좌에 24억 페소(539억 원)를 숨겨놓고 있었다고 주장하며 철저한 조사를 촉구했다.
두테르테 대통령이 옴부즈맨 사무소를 사실상 부패 집단으로 지목함에 따라 이 기구가 대통령의 은닉재산 의혹을 조사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것을 물론 혐의를 확인하더라도 두테르테 대통령이 신뢰성을 문제 삼아 인정하지 않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자신의 '마약과의 유혈전쟁'에 대해 인권 유린을 문제 삼으며 반기를 든 국가인권위원회의 폐지를 경고하는 등 반대세력을 인정하지 않는 태도를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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