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노이=연합뉴스) 김문성 특파원 = 캄보디아에 내년 총선을 앞두고 새로운 국영 방송국이 등장했다.
32년째 권좌에 앉아있는 훈센 캄보디아 총리가 집권 연장 의지를 명확히 밝힌 가운데 그의 철권통치를 비판하는 독립언론의 설 자리는 사라지고 정부 대변 매체가 늘어난 것이다.
29일 일간 프놈펜포스트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캄보디아 내무부는 지난 27일 '국토 안보 뉴스'를 집중적으로 다루는 '나이스(NICE) TV'를 출범시켰다.
이 방송국은 내무부가 중국 나이스문화투자그룹과 합작해 만든 것으로, 총 900만 달러(103억 원)가 투입됐다. 방송국은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에 있는 내무부 청사에 설치됐으며 직원은 300여 명이다.
나이스 TV는 24시간 캄보디아어로 뉴스, 교육, 예술, 오락, 영화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편성하겠다고 밝혔다. 뉴스의 경우 정부 치적 홍보에도 무게를 둘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방송국 설립은 캄보디아 정부에 비판적인 언론사가 최근 줄지어 문을 닫은 가운데 이뤄졌다.
영자지 캄보디아데일리는 캄보디아 정부의 갑작스러운 체납세 630만 달러(72억 원) 징수 압박에 폐간했다.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과 미국의소리(VOA) 방송 송출은 차단됐다.
앞서 캄보디아 사법당국은 제1야당인 캄보디아구국당(CNRP)의 켐 소카 대표를 외국 세력과 손잡고 정부 전복을 꾀한 혐의로 구속했다.
미국 정부와 유럽연합(EU) 등이 캄보디아 정부에 정당과 시민단체, 언론 활동의 자유를 보장할 것을 요구했지만 훈센 총리는 "내정에 간섭하지 말라"고 일축했다.
훈센 총리는 "10년간 총리직을 더하겠다"며 내년 7월 총선 승리를 위해 최저임금 9.8% 인상 등 사실상의 총선용 공약을 벌써 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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